“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북한 ‘오물 풍선’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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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NSC 열고 “남북 신뢰 회복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절차 착수
文정부 남북 군사합의 ‘폐기 수순’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03 23:29:34

▲2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해 최근 북한의 복합도발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정부는 남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를 추진한다. 정부가 북한의 오물 풍선 등을 문제 삼으며 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시키겠다고 한 건데, 이에 따라 북한이 반발해 온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은 “정부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나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재 나가기로 하고 이 회의 결과를 대통령과 NSC 상임위원들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김태효 사무처장, 김홍균 외교부 1차관, 김선호 국방부 차관, 황원진 국가정보원 2차장, 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9.19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겠다고 하고 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작업을 작년 11월부터 진행해 왔다. 2022년 12월 북한이 남측으로 무인기를 날려 보낸 후 한 달만인 지난해 1월4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북한의 도발이 우리 국민들에게 실제적 피해와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미 유명무실화한 9.19 군사합의가 우리군의 대비 태세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는 우리 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른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오물 풍선 살포와 GPS 교란 등 북한의 잇따른 복합 도발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언제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정식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 남북 간에 도출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이다. 남북 서로를 향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에는 대북 확성기 사용 금지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각종 군사 훈련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이 합의는 국회의 비준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결정만 있으면 효력 정지가 가능하다.

한편, 북한은 어젯밤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국경 너머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포함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5시간 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8일과 29일 오물 풍선 260여 개를 우리 측으로 날렸으며 이어 2일에도 720여 개의 오물 풍선이 한국 측에서 발견됐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