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선 출마’ 위해 법·제도 악용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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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재명 그룹은 윤 대통령 향해 강력한 공세
서울역 앞 ‘김건희 규탄대회’도 민주당이 주도
대통령 비서실부터 쇄신… 내각도 전면 개각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4 00:02:02

정국이 혼란스럽다. 여권과 야권 모두 절박한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쟁에 매몰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다수당이자 제1야당으로서의 책무를 깡그리 망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의 모든 당무는 이재명 대표의 법원 선고를 앞두고 국회가 가진 수단을 ‘대표 방탄’에 올인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민이 부여한 입법 권한을 이 대표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해 남용하는 것은 정치적 배임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 대표가 피고인으로서 받는 4개 재판 중 2개 재판 1심 선고가 몰리는 11월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1월15일 선고 공판이 열린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2년 9월 불구속기소 됐다.

자신의 형사재판 증인에게 위증해 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한 위증교사 재판은 11월25일에 선고가 내려진다. 이에 친이재명 그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더욱 강력한 공세를 펼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벌인 ‘김건희 여사 규탄 범국민대회’를 민주당이 주도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유죄’가 확실시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탄핵과 개헌으로 맞불을 놓고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 ‘꽃길’을 깔아 주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를 위해 법과 제도가 총동원되고 악용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검사와 판사를 압박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 헌법재판소까지 무력화하려 한 데다 이젠 헌법마저도 대법원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이 대표를 위한 조기 대선의 수단 정도로 여기고 있다.

물론 여권도 변화와 개혁을 늦출 수 없다. 민심 이반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17%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취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8%로 각각 집계됐다.

지지율은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종합채점표라고 할 수 있다. 지지율이 낮으면 국정 운영의 동력이 떨어져 국정 과제나 정책 추진의 힘이 약화되기 마련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면 야당이 호응하지 않고, 20%대면 공무원들이 돌아서며, 10%대면 최측근의 하극상이 일어나고, 한 자릿수가 되면 ‘탄핵’ ‘하야’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는 게 정치 흑역사의 정론이다. 이러니 윤 대통령은 리더십과 장악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조사 결과를 엄중하게 보고 신중히 받아들이길 바란다.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으로는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났다. 이어 ‘대내외 모든 활동 자제’(20%), ‘특별감찰관 도입’(11%)의 순으로 조사됐다. 여권이 내부 갈등에 빠지고 있어 ‘어느 부분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윤 대통령의 독단 및 소통 미흡’이 60%로 집계됐다. 과감히 수렴해야 할 내용이다.

인적쇄신도 불가피하다. 대통령 비서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해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더 늦어지면 자칫 국정 추동력 회복이 아예 어려워질 수 있다. 국민통합형 인사로써 윤 대통령의 민심 지지도를 높여야 한다. 물론 이와 함께 여야 정치권이 끝없는 정쟁을 접고 국리민복을 위해 ‘협치’의 지혜를 모으는 게 긴요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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