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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 열기가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갑자기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졌다. 이제는 차가운 음식보다는 따뜻한 음식을 찾아야 할 때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무작정 백년가게를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한 곳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한우와 뼈다귀탕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타향골’이란 식당이었다. 이번에는 이곳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지역에서 4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년가게
‘타향골’은 대전 중구에 선화동에서 1979년 창업해 46년째 지역을 지키고 있는 유서 깊은 백년가게다. 타향에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의미에서 가게 이름이 탄생했다.
현재 아들인 조병근 2대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조용묵·김희숙 1대 대표는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
조병근 대표는 원래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부모님이 오랜 세월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해 오는 것을 보며 자신도 ‘타향골’을 지켜야겠다고 마음먹고 대전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46년째 식당을 운영하시면서 지역을 지켜 오셨어요. 이곳은 대전 원도심인데 예전에는 유동인구가 많았으나 상권이 옮겨 가며 조금 침체된 곳이 됐어요. 그래도 부모님께서는 이곳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세요. ‘타향골’이라는 식당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니까요.”
“저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부모님이 일군 ‘타향골’을 제가 이어받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어요. 한 지역에서 4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다는 게 아무래도 쉽지 않을 뿐더러 유서가 깊어졌기 때문에 경영 수업을 받아 ‘타향골’을 더욱 굳건히 지키고 싶다는 욕구도 있어 대전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고기·채소 모두 좋은 재료만 고집하는 타향골
조 대표는 부모님 때부터 가장 좋은 식재료를 쓴다고 설명했다. 좋은 식재료를 써야 맛도 좋아진다는 신념에서다.
“부모님은 무조건 좋은 식재료를 고집하셨어요. 고기부터 채소까지 손님들이 드시는 것 하나하나 모두 양질이 아니면 쓰지 않으셨어요. 사실 경영 차원에서는 이윤을 최대한 많이 남기는 것이 좋은데 식당은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곳이기 때문에 양심을 팔면 안 된다고 강조하셨어요.”
“고기 같은 경우에도 한우 암소 투플러스 등급만 사용하고 있어요. 이런 좋은 품질의 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육가공 업체와 거래를 해야 하는데 저희는 그런 곳들과 오랫동안 거래를 해 왔어요. 그래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사실 대전에서 가장 좋은 고기를 드시고 있는 것이죠.”
“채소 같은 경우에도 직접 농산물 시장에 가서 가져오고 있어요. 만약 당근을 산다고 가정할 때 자세히 보시면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저희는 그중에서 가장 비싸고 품질 좋은 것을 골라서 가져와요.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맛있게 음식을 대접할까 하는 일념에서죠.”
특허받은 뼈다귀탕이 있는 타향골… 맛있어서 인기
타향골에는 특별한 메뉴가 있다 바로 ‘따귀탕’이라는 것인데 특허까지 받은 뼈다귀탕이다. 조 대표는 따귀탕을 매우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따귀탕은 1997년도에 어머니께서 처음 개발하셨어요. IMF 시절에 손님이 많이 없어서 장사도 잘 안 됐다고 회상하신 적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한우 전문점이었는데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중적인 음식인 뼈다귀탕을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 뼈다귀탕이 이색적인 맛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특허도 받았습니다. 따귀탕이라는 이름은 따귀를 맞아도 멈출 수 없는 맛이라는 데서 나왔어요.”
“따귀탕엔 보통의 뼈해장국보다 많은 20개의 식재료가 들어가요. 최상급 돼지 목뼈만을 사용하고 20시간을 끓여요. 작년까지 40만 그릇 넘게 팔렸고 50만·100만 그릇까지 판매하는 게 목표예요.”
“또한 더 많은 분이 따귀탕을 맛보실 수 있도록 밀키트로도 출시했어요.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에서 주관한 대전 온라인 ‘라이브대전장터’에서 방송 10분 만에 350세트가 완판되기도 했고 온라인 런칭 6개월 만에 매출 3억 원을 돌파했어요. 그렇게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별도 제조 공장을 설립했고 이제 국내 어디에서든 택배로 따귀탕을 맛보실 수 있게 됐어요. 장기적으로는 해외 수출까지 생각하고 있어 물량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조 대표의 ‘타향골’에 대한 자랑을 듣고 나니 한우와 따귀탕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차려진 한우부터 맛보기 시작했다.
적당히 잘 익은 한우를 채소와 함께 곁들여 한 점 먹으니 흔히 표현하는 말로 입에서 살살 녹았다. 조 대표의 말대로 대전 시민들이 ‘타향골’에서 제일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었다. 또한 신선한 채소는 좋은 고기와 조화를 이루어 맛의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다음으로 특허받은 따귀탕을 먹기 시작했다. 20개의 재료와 듬뿍 넣은 고기는 겉보기에도 배부르게 느껴졌다. 국물 맛이 궁금해 한 숟갈 떠서 먹어 보니 사골을 오랫동안 푹 고은 듯한 깊은 맛이 났다. 최상급 돼지 목뼈를 사용한 고기는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왜 특허까지 받은 음식인지 이해가 됐다.
지역 상생 앞장서고 있는 타향골… 다 같이 잘살아야 한다는 신념
‘타향골’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아버지 조용묵 대표의 신념에 따라 아들인 조병근 대표도 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나 혼자 잘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요. 그래서 형편이 어려운 노인분들께 식사를 대접하셨어요. 최근에는 저희 가게를 이용하면 인근 가게에서 할인이나 쿠폰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업을 맺었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고향 사랑 기부금’의 답례품으로 선정되는 등 저희가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활동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포부는…
조 대표는 ‘타향골’을 그냥 대전에 있는 하나의 식당이 아닌 ‘외식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저희 가게의 맛을 전국으로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밀키트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이제는 타향골이라는 가게를 전국으로 확장시키고 싶어요. 소상공인이 단계별로 성장해서 한 식당을 브랜드화하고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하나의 사례로 남고 싶습니다. 그만큼 공부와 연구를 많이 해서 ‘타향골’을 하나의 외식 기업으로 탄생시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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