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리모델링 지원 ‘0건’ 정부 층간소음 대책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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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저감 매트 사업… 실적 저조로 예산만 낭비
층간소음 기준 미달 시 준공 승인 불가… 법안 통과는 ‘미지수’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30 17:36:18

▲정부의 층간소음 대책이 실효성 부족으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리모델링 사업과 저소득층 지원 사업의 저조한 실적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 부족으로 인해 폐기 위기에 놓였다.

30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층간소음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에 작년 40억 원, 올해 12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지원 건수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

정부가 지난해 시작한 ‘층간소음 개선 리모델링'은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층간소음이 저감되는 고성능 바닥구조(1·2등급)를 사용하면 조합에 리모델링 비용 일부를 융자해주는 사업이다. 전용면적 85㎡ 주택을 대상으로 가구당 대출한도를 최대 500만 원·연 4.0% 금리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 대출 상품은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조건의 담보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담보대출과 비교해 높아 조합들이 융자 지원을 신청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예산안을 분석하며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대형 건설사들은 신용도가 우수하고 기존 대출 조건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아, 층간소음 개선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융자를 신청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 사업을 폐지할 계획이다.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 매트 지원 사업도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 사업은 전용면적 84㎡ 이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소득 4000만 원 이하 가구에는 무이자, 8000만 원 이하 가구 또는 자녀가 있는 가구에는 1%대 저리로 최대 300만 원까지 융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5000가구에 매트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15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실제로 지원된 건수는 44건에 불과했다.

국토부는 집행률 저조의 원인으로 융자 지원 사업의 한계를 지적했다. 대상자가 자비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구조라 매트 설치를 원하는 가구의 수요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목표치를 800가구로 줄이고 24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8월까지 지원된 건수는 172건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건설사가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보완 시공을 의무화하는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준공 승인이 제한되며, 장기 입주 지연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만 보완 시공을 손해배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 대책이 시행되기 위해 필요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