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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사람과 바쁘게 사는 사람 중 누가 더 오래 살까?
미국 스탠퍼드 대 루이스 터먼 박사는 1921년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910년 전후해 태어난 청소년 1500명을 대상으로 80년 동안 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였다. 장기 프로젝트였기에 그의 사후에는 후배들이 연구를 이어받았다.
연구 결과 1980년까지 살아 있는 사람이 720명이었다 그들 대부분이 70대였는데 일부는 시간제든 종일제든 일을 하고 있었고 일부는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으며 일부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터먼 박사의 수명 연구 프로젝트는 2000년까지 이어졌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 가운데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태평한 노인들보다 훨씬 오래 사는 것을 밝혀 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덜 생산적인 동년배들보다 훨씬 즐겁고 건강하며 사람들과도 잘 어울렸다. 그들은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고 끈기가 있으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흔히 우리는 과로를 건강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지 과로만으로 사람이 빨리 죽지는 않는다. 그것은 과음과 영양불균형이 더해진 결과일 뿐이다.
터먼 박사의 연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하고 일정 단계에 도달한 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장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또 장수하는 사람은 대체로 삶을 행복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은 성실함에서 비롯된다. 성실한 사람은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교통 법규를 잘 지킨다. 남편 역할이나 아내 역할에 충실하기에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배우자로부터 살뜰한 돌봄을 받으면 수명이 늘어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또한 회사에서 성실하면 근무 환경이 좋을 확률이 높아지며 주변에 성실한 동료를 두게 된다. 삶의 도움을 받을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반면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자기 안위에 치중하며 힘든 일은 피하고 하루하루 간신히 존재하면 남에게 도움을 줄 일도 남의 도움을 받을 일도 줄어들게 된다.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면 정보에 둔감해져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었던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기회가 많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삶의 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추측이 아니라 과학자의 실험 결과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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