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3년 해도 안 되면 차라리 그냥 쉰다… ‘쉬는 청년’ 8만 명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경제사건

장기 미취업자 3명 중 1명꼴…미취업 기간 길어질수록 비중 늘어
코로나19 이전보다 ‘그냥 쉰’ 청년 많아… ‘청년 구직 단념자’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9 10:02:14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15~29세) 중 직업 교육을 받는 등의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이 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최종 학교를 졸업(수료·중퇴 포함)했으나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5월 기준 2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주된 활동으로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응답한 청년은 8만2000명으로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 중 3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청년 3명 중 1명 이상이 직업 훈련이나 취업 시험 준비·구직활동 등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의미다.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중 집에서 그냥 쉰 청년은 2021년 9만6000명에서 2022년 8만4000명·2023년 8만 명으로 점차 감소하다 올해 8만2000명으로 늘며 증가 전환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5만4000명)·2019년(6만4000명)과 비교해도 크게 늘어난 셈이다. 청년층 인구의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증가세가 시사하는 바는 더욱 크다.

이어 취업 관련 시험 준비를 했다는 응답이 6만9000명으로 28.9%였다. 육아·가사를 했다는 응답과 진학 준비를 했다는 응답은 각각 14.8%(3만5000명)·4.6%(1만1000명) 등이었다.

미취업 기간별로 봤을 때 ‘집에서 그냥 쉰’ 청년의 비중은 3년 이상일 때가 가장 높았다. 그냥 쉬었다는 응답은 미취업 기간이 6개월 미만일 때 20.5%에서 6개월 이상∼1년 미만일 때 26.4%로 상승했다. 1년 이상∼2년 미만에서는 20.6%로 비중이 줄었다가 2년 이상∼3년 미만은 30.3%, 3년 이상일 때 34.2%로 상승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3년이 지나도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취업 준비를 했다는 대답은 6개월∼1년 미만일 때 54.9%에서 1년∼2년 미만일 때 50.8%, 2년∼3년 미만일 때 45.1%, 3년 이상일 때 34.2%로 점차 하락했다.

취업을 원하고 할 수 있지만 임금수준 등 조건이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것 같아 취업을 단념한 ‘청년 구직 단념자’도 증가하고 있다. 1∼5월 월평균 청년층 구직단념자는 12만1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8525명)보다 약 1만1000여명 늘었다. 전체 구직단념자(38만7000명)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1.1%였다.

이런 배경에는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가 심화하고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