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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오랜 별명 중의 하나가 ‘와리바시’였다. 하도 말라서 젓가락 같다며 친구들이 당시에 많이 쓰던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해 붙인 별명이었다. 요즘 한국인들은 쇠로 만든 젓가락을 쓰는데, 다른 동양인들은 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쓴다. 나무젓가락은 편하게 쪼개서 쓸 수 있게 만드는데 이것을 ‘와리바시(わりばし)’라고 한다.
나무젓가락이라고 바꿔서 쓰기는 하지만 아직도 일본어를 그대로 쓰는 친구들이 많다. 다만 뜻이 조금 차이가 있다. 나무젓가락이라고 하면 나무라는 재료를 중요시하는 것이고, 와리바시라고 하면 ‘쪼개서 쓰는 젓가락(割箸)’에 의미를 두는 것이 다르다.
‘와사비(わさび)’도 요즘은 거의 ‘고추냉이’라는 말로 바꾸어 쓰고 있다. 과거 대학 4학년 때 야학을 하던 시절에 제자들이 명절 때 장난치느라 만두소를 고추냉이로 대신하여 교사들을 놀렸던 기억이 있다. 요즘 사전에는 ‘와사비’라 하면 ‘고추냉이’의 비표준어라고 나온다. 참으로 다행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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