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對이스라엘 일부 무기 수출 금지… 국제법 위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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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서방 동맹국 첫 조치로 외교적 압박 의미 커”
네타냐후 내각 “매우 실망… 하마스가 좋아할 것”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3 16:30:04

▲ 영국 의회 앞의 시위 조형물에 "이스라엘 무장화를 멈추라"고 써 있다. 지난달 격화된 반전 시위 속에 영국 정부가 대(對) 이스라엘 무기판매 일부를 금지했다. 이스라엘 무기의 영국산 비중은 1%에 불과하지만 서방 동맹국의 첫 외교적 압박이라는 의미가 적지 않다. 연합뉴스

영국이 ‘반(反)인도 등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들어 이스라엘에 대한 일부 무기수출 허가를 중지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은 전날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이 하원에서 “대(對)이스라엘 특정 무기 수출은 국제 인도주의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그럴 분명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검토 결과를 보고하며 이렇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내준 대이스라엘 수출 허가 350건 가운데 약 30건에 이번 결정이 영향을 준다. 단 다국적 F-35 전투기 프로그램 관련 부품은 제외됐다. 다국적 프로그램 부품 판매까지 중단하면 다른 국가의 F-35 운용에 타격을 줘 국제 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고려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가자지구 바깥에서 쓰일 훈련기·해군 장비, 화학 및 통신장비도 이번 규제와 무관하다. 그간 다수의 민간인이 사망하자 이스라엘 무기공급 금지 요구가 높아졌으며 7월 초 출범한 노동당 정부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 왔다. 래미 장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영국 정부의 법적 의무”라면서도 전면 금지나 무기 금수가 아닌 점, 국제법에 따른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계속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 일부 무기 판매를 중단한 서방 주요 동맹국은 영국이 처음으로, 영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보여준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앞서 키어 스타머 정부는 하마스와 연계 의혹이 제기됐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 청구에 있어서도 반대 입장을 사실상 철회한 상태다.

영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2022년 기준 4200만 파운드(약 740억 원)이고 이스라엘의 무기수입에서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상당한 외교적 압박 및 타격을 가할 것으로 FT가 내다봤으며 AP통신 역시 이스라엘의 대표적 동맹국 중 하나인 영국의 조치라는 상징적 의미를 짚었다.

이에 이스라엘이 즉각 유감을 표했다. AFP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하마스와 이란 대리세력에 매우 문제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