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실적 부진 쓰나미’… 상위 10개 사도 못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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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상위 10곳 순손실 총 430억 원… 페퍼·상상인·다올 적자
1년간 충당금 1400억 원 늘리고 이자수익 3200억 원 줄어든 결과
부동산 요주의이하여신 비율 46%에 달해 ‘충당금 악몽’ 지속할 듯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3 10:46:00

▲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총자산 상위 10곳의 상반기 합계 손손실은 430억 원 으로 지난해 상반기(-257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스카이데일리

주요 저축은행 상황도 녹록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4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00억 원 가까이 큰 손실 규모다. 충당금을 추가로 쌓는 과정에서 이자수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한 부실채권 비율도 평균 12%로 여전히 높다. PF 업황 부진 등에 따라 저축은행의 적자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가 3일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서 저축은행 분기공시를 확인한 결과 총자산 상위 10곳의 상반기 합계 순이익은 43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256억 원) 대비 2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순손실 규모다. 이들은 작년 4분기 –1426억 원, 올 1분기 –200억 원, 2분기 –230억 원 등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누적 적자만 9개월간 2000억 원이 넘는다.

실적은 회사별로 천차만별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상반기 643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작년(-429억 원) 이어 손실을 지속했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손익이 550억 원 적자로 1년 전(-250억 원)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다올저축은행도 31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반복했다. 웰컴저축은행(153억 원)·신한저축은행(42억 원)은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5.7·58% 감소했다.

KB저축은행은 14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으나 2분기만 놓고 보면 29억 원 적자였다. 작년 상반기 -329억 원이었던 애큐온저축은행은 10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SBI저축은행은 161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14억 원을 각각 거두며 손익 증가세를 보였다.

저축은행 대부분이 실적 감소세를 보인 것은 경기 침체 및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0곳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6월 말 기준 3조6019억 원으로 1년 전(3조4651억 원)보다 3.9%(1368억 원) 늘어났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KB저축은행(1103억 원)·페퍼저축은행(2819억 원)·다올저축은행(1695억 원)의 증가 폭이 각각 47.3%·16.3%·15.6%로 컸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주 수입원인 이자수익이 줄어든 점도 타격이었다. 상반기 저축은행 상위 10곳의 이자수익은 총 2조8468억 원으로 전년동기(3조1662억 원)보다 10.1%(3194억 원)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 41.4%, 상상인저축은행 29.5%, 웰컴저축은행 13.5% 등의 감소 폭이 컸다. 10곳이 기업·가계 등에 제공한 대출금은 총 52조3029억 원으로 1년 전(59조1245억 원)보다 11.5% 줄어들었다.

건전성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5.8%였던 저축은행 상위 10곳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은 올 상반기 11.7%로 두 배 이상 올라갔다. 규모도 3조4375억 원에서 5조4875억 원으로 1년 새 2조 원 이상 불어났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상상인저축은행 20.43%, 페퍼저축은행 19.15%, 웰컴저축은행 13.02%, KB저축은행 12.51% 순으로 높았다.

문제는 업황이 녹록하지 않아 손익·건전성 악화가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 저축은행 10곳의 부동산 대출채권(PF·건설·부동산) 가운데 요주의이하여신(1~3개월 연체된 채권) 규모는 5조8582억 원으로 전체(12조5711억 원) 46.6%다. PF 업황은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는 21조 원에 달할 정도로 좋지 않다. 요주의이하여신이 부실채권(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으로 악화할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두 배 이상 늘려야 해 손익·건전성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저축은행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달 30일 결산 설명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1년 반 정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자수익 감소 폭과 충당금 적립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플러스’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