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칼럼] 미국에 치명적으로 중요한 나라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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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8-06 06:31:30

미국에선 이스라엘을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말해 왔다. 이스라엘과 미국 사이에는 두 나라가 동맹국임을 증명할 아무런 문건이나 선언 혹은 공식적인 약속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을 ‘신앙 동맹’이라고 얘기했다. 현대판 이스라엘을 자처하는 미국은 신앙적으로 이스라엘과 한 뿌리라는 의미일 것이다. 재치 있는 학자 요시 멜만(Yossi Melman)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를 연구한 자신의 저서 제목을 ‘Friends in Deed’라고 정했다. 두 나라는 ‘행동으로 보여 주는 친구’라는 의미이며 발음상 Friends indeed, 즉 ‘진정한 친구’라는 뜻도 있는 제목이다.

그러나 미국 사회가 문화 마르크스주의의 워키즘(Wokeism·정치적으로 깨어 있자는 주장으로 미국 흑인운동에서 유래)에 병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미국 사회에 반유대 주의가 팽배하기 시작했다. 워키즘이란 문자 그대로 깨어나자는 의미로서 동성애면 어떻고 남녀 구분은 왜 있어야 하며, 그동안 잘난 척했던 백인들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부르짖지만 그 본질은 미국은 물론 서구사회의 자유주의·자본주의·기독교적 전통을 붕괴시키는 데 있다.

미국 등 서구사회의 전통을 붕괴시키는 것이 문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가장 큰 목표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그들과 이슬람이 연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슬람과 워키즘이 극단적인 상극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동성애에 관한 양측의 입장에서 분명하게 보인다. 이슬람에서 동성애란 참수형에 해당되는 더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들이 연합하고 있다. 미국의 동성애자들이 성조기를 내린 깃대에 팔레스타인 깃발을 게양하고 끌어내린 성조기와 이스라엘 깃발을 불태우고 있다.

올 봄 우리나라 언론 보도만 보면 미국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테러리스트인 하마스를 지지하는 나라로 변질한 것처럼 보였다. 7월24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당시 워싱턴은 마치 아랍국가의 한 도시처럼 보였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카멀라 해리스는 당연직 상원의장임에도 이스라엘 총리의 연설 청취를 거부했다. 아랍계 알자지라 방송이 이스라엘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정도로 미국의 민주당 일부는 반이스라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바이든과 카멀라는 네타냐후 총리를 개별적으로 만나기는 했다. 바이든과 카멀라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는 모습은 진짜 친구의 만남도 아니고 신앙동맹 지도자들의 만남도 아니었다.

미국 의회는 세계의 저명한 지도자들을 불러 연설을 시키고 청취하는 전통이 있다. 꼭 200년 전인 1824년 프랑스의 라파이예트 후작이 미국 의회에서 최초로 연설한 이래 네타냐후는 미국 의회에서 무려 4번이나 연설한 외국 지도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의회는 6월 초 미국 사회와 백악관이 반이스라엘적 태도를 보이는 와중에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했다.

공화당 출신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의 발의에 의한 것이었지만 민주당도 동의한 결과 이루어진 일이다. 미국 의회는 “작년 10월7일 이후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게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는 단결된 모습을 과시하고, 이스라엘 정부의 민주주의 수호·테러와의 전쟁·중동 지역에 정당하고 영속적인 평화의 구축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이스라엘 총리를 초청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길을 잃었다”고 비판하며 반이스라엘적 태도를 보인 유대인 출신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척 슈머도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네타냐후 총리의 초청에 동의했다. 왜냐하면 미국·이스라엘 관계는 철갑동맹이며 총리와 대통령이 누구냐를 초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 결례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훨씬 더 큰 외교적 결례로 해리스 부통령을 엿먹였다.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그의 저택으로 찾아가 만난 것이다.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만남은 행동으로 보이는 진정한 신앙동맹국 지도자들의 만남을 연출했다.

둘이 악수하는 모습은 두 나라가 목숨을 함께하는 동지라는 의미였다. 면담 자리에서 트럼프는 제3차 세계대전을 걱정했다. 바로 그 다음날 3차 대전의 먼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일이 터졌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이다. 헤즈볼라 뒤에 이란이 있고 이란의 뒤에 중국이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무너지면 미국의 패권 역시 무너져 내릴 것이라 보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슬람만 막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상층부와 지식인 일부가 헷갈리고 있지만 미국인 80%가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 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