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체코 원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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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체코 원전 수출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30 06:30:30

▲ 안덕근(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산자부 주요 간부들이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현지 발표 방송에 환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핵이 분열해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방식이 원자력발전이다. 일반 화력발전소에서 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석유나 석탄을 태운다는 것만 제외하면 과정은 거의 똑같다. 열 에너지원이 불이 아니라 원자력인 것이다. 원전은 원자로 속에서 일어나는 핵분열 반응의 속도를 조절하는 데 사용되는 감속재와 냉각수 및 냉각방식 등에 따라 경수로·중수로·흑연로 등으로 분류된다.

원자력은 1945년 8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돼 엄청난 인명을 살상한 탓에 위험한 군용 기술로 취급받았다. 이러했던 원자력이 민간 부문에서 평화적으로 이용된 것은 미 육군 참모총장 출신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53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평화를 위한 원자력’ 선언 이후다. 원전의 효시다. 우라늄을 이용한 원전은 저비용으로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에 1960~70년대 급격히 설비 용량이 증가했으나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과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이후 원전 건설 계획이 취소·중단되는 등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렇지만 저비용·고효율을 자랑하는 원전 건설의 시대적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약 450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8년 4월 고리원전 1호기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원전을 지속적으로 건설해 왔다. 전남 영광·경북 울진 등에서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탈원전’이라는 미명하에 원전 이용률은 60%대로 떨어졌다. 세계 최고 기술을 갖고 있던 원전 기업들은 인력을 대폭 줄이고 공장 설비에는 먼지만 쌓이는 등 도산 위기를 맞았다. 원전 수출은 언감생심이었다. 국가적 손실은 47조 원에 달했다고 한다. 애초부더 문 정부의 탈원전엔 합당한 논리가 없었다. 국가에 엄청난 손실을 입힌 문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하지 않겠는가.

암흑기를 뚫고 K원전이 부활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 얼마 전 유럽의 교두보인 체코에서 24조 원 규모의 원전 수주를 따냈다. 탈원전 정책이 지속됐다면 이룰 수 없었을 성과다. 윤석열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산업인프라 복구를 위한 지원 및 업계의 노력에 의한 결실이다. 유럽시장에 원전을 수출한 쾌거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의 코멘트를 들어 보고 싶다.

박병헌 디지털뉴스 국장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