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산재보험료 소송에… 몸 사리는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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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등 여러 논란 휩싸인 상황에서 부담 느낀 것이란 해석도
업계 “그간 손 안대고 코 푼 격… 업계 투쟁 통한 보험료 경감으로 큰 이득봐”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8 13:09:24

▲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전국대리운전기사협회가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종로구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제공

정부를 상대로 대리운전사업자에게 대리운전기사의 산재보험료를 부담시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시행령의 효력을 다투기 위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인 소상공인 대리운전업계가 대리운전업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 측에 관련 소송에 대한 협력·지원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대리운전업계에 따르면 관련 시행령의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8월 행정소송을 준비 중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의 협력 및 지원 요청에 대해 카카오가 거절했다.

카카오 측은 대리운전업계의 관련 요청에 대해 “동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이유는 설명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연합회 측은 카카오 측의 소극적인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그간 우리가 관련 법령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투쟁한 덕에 고용부로부터 대리운전사업자 모두 대리기사의 산재보험료 납부액의 50%를 경감받았다”며 “연합회가 추산하기로 대기업들은 이를 통해 150억 원 정도 돈을 아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경감 조치는 7월에 종료해야했지만 이번에도 연합회의 투쟁으로 올해 말까지 보험료 30%가 경감이 된다. 대기업들은 이를 통해 추가로 50억 원 정도 이익이 된 것으로 안다”며 “반면 우리는 시간 투자해서 집회하고 싸우고 해서 얻어낸 보험료 경감으로 아낄 수 있는 비용은 업체당 기껏해야 월 10만~20여 만원 정도 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관련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그야말로 손 안대고 코 풀고 있는 것 같아 솔직히 얄밉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측의 태도를 두고 카카오가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여있는 만큼 정부를 향한 목소리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골목 상권 침해·경영진의 차익 챙기기·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한 시세 조종 의혹 등 논란에 이어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며 오너리스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정부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데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연합회는 카카오와 함께 대리운전업에 진출한 대기업인 티맵모빌리티(티맵) 측에도 같은 요청을 했고 현재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티맵 측 관계자는 “현재 티맵은 관련 법령을 성실하게 이행 중이지만 산재보험료나 고용보험료가 중소규모 대리운전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재보험법 시행령 중 산재보험료 부담과 관련해 노무 제공자에 대한 특례 규정은 대리운전사업자에게 대리운전 기사의 산재보험료를 함께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연합회는 다음달 내로 위 시행령에 대한 효력을 다투기 위한 행정소송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행정소송을 통해 해당 시행령의 효력 중단과 관련 주무부처인 고용부가 대리운전업 시장 상황에 맞도록 시행령 수정에 나서도록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