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입법 폭주에 ‘4박5일’ 마라톤 필리버스터 나선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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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방송4법 등 본회의 전격 상정
추경호 “法 하나하나에 무제한 토론”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5 16:53:14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이 법안 무더기 처리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마라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원내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 태세를 유지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국회부의장에게 사회 거부를 요청하는 등 법안 처리 저지에 총력을 쏟아 부었다.

2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및 채 상병 사건 특검법이 상정됐다. 방송4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규모를 늘리고 시민단체 등 외부에 이사추천권을 부여하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민주당의 공영방송 장악 의도라고 비판해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진행해 그 부당성을 국민께 알리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방송4법 상정에 대해 “민주당의,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일방적 의사진행”이라며 “여야 간 제대로 된 진지한 토론 한번 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본회의 상정 처리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채 상병 특검법 반대 투표를 당론으로 정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 의원들에게 언제든 필리버스터에 동참할 수 있도록 비상대기 태세도 내렸다. 필리버스터는 법안 하나 당 최소 24시간 무제한 토론이 가능하다. 24시간이 넘으면 국회법상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로 토론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범야권 의석은 전체 300석 중 190여석이다. 법안 당 24시간 필리버스터가 실시되면 총 소요기간은 최소 4박5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위원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추 원내대표는 한편으로는 자당 출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진행 시 사회를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학영 부의장이 사회를 도맡도록 함으로써 두 사람과 야당 간 ‘야합’에 경고장을 던진다는 의미다. 추 원내대표는 “우 의장의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대한 항의 뜻으로 주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렸다”고 했다.

방송4법은 마라톤 필리버스터 후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때문에 여당 일각에선 필리버스터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복수의 국민의힘 의총 참석자에 따르면 일부 의원은 “24시간마다 종결 표결하면 매일이 민주당의 승리의 날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매일 패배의 날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의총에선 여소야대 정국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반론도 있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