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파탄대회’ 된 與 전대… 무차별 폭로전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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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팀 논란 중심 韓, 羅 공소취소 부탁 의혹 제기
羅 등 與 의원들, 패트 사태로 기소돼 지금껏 재판
당내 韓 성토 절정… 野 “韓·羅·元 수사 잘 받길”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8 12:49:36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분당대회’를 넘어 ‘공멸대회’로 치닫고 있다. 한동훈 후보의 무차별 의혹 제기 앞에 ‘보수궤멸’을 주장해온 야당은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한 후보를 꾸짖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진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동훈 후보는 여론조성팀(댓글팀) 의혹에 대해, 나경원 후보는 불법 청탁 의혹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라며 “서로 범죄행위를 나란히 증언하고 있는 만큼 응당히 수사도 나란히 잘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행은 “후보들 간 상호비난이 삼류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불법 폭로대회가 됐다”며 이같이 비꼬았다.

당내 댓글팀 논란 중심에 섰던 한 후보는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취소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는 17일 CBS가 진행한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취소를 (법무부 장관이었던 내게)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부탁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 등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국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지금까지 재판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려 하자 법안접수 등을 물리적으로 저지했다.

나 후보는 “공소취소는 여당 법무부 장관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제 얘기를 갖고 부탁이니 뭐니 하는 건 당 출신 법무부 장관의 한 사람이 맞는지 모르겠다. 당대표 후보로서 믿을 수 없다”며 “우리는 한 달에 한 번씩 31번째 재판을 받고 있는데 고달프지 않다. 이 건으로 감옥 간다 해도 훈장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18일 SNS에서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뒤늦게 사과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당내 곳곳에서 한 후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 중인 윤한홍 의원은 18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채팅방 게시물에서 “(패스트트랙 사건은) 우리 당 전체가 하나 돼 문재인정부에 맞서 투쟁한 거다. 당 전체가 싸운 걸 개인비리로 기소된 것처럼 폄훼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며 “당대표 되겠다는 사람이 할 말인가. 그런 사람을 당원들이 따르겠나”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서 “나 역시 (패스트트랙 사건 당시)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았고 동료의원들과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삭발까지 했다. 당신(한 후보)이 문재인정권 하에서 화양연화(花樣年華·최전성기)의 검사시절을 보낼 때 우리는 국회에서 좌파와 처절히 싸운 사건”이라며 “청탁 들어주지 않았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수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등에 의심이 든다”고 했다.

대권주자들도 한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7일 SNS에서 “공직자가 직무상 지득(知得)한 비밀을 자기 필요에 의해 상대 공격 자료로 악용하는 건 참으로 비열한 짓”이라며 “우리가 집권했으니 당연히 공소취소를 법무부 장관이 해야 했다”고 성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SNS에서 “전당대회가 공멸의 길로 간다면 (당대표 선거) 승리자 또한 절반은 패배자”라고 경고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