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담대한 낙관주의자의 성공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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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까지 과정 담아내
‘Life's good' 좋은 삶이라는 슬로건이 중심 역할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6 12:49:17

▲ Life's good!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LG전자가 ‘담대한 낙관주의자 LG전자 사람들’을 출간했다. LG전자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가 알아본다.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과 시장을 이끄는 제품 그리고 서비스 등의 서사가 어우러질 때 브랜드에 힘이 생긴다.

브랜드북 ‘담대한 낙관주의자 LG전자 사람들’은 오늘날 LG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해 왔는지를 다룬다. 특히 싸고 튼튼한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글로벌 전자업계를 선도하는 굴지의 기업이 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프로덕트 리더십으로 기업 가치를 올리다

1984년만 하더라도 LG전자는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가성비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당시 미국의 실세였던 한 바이어가 LG전자와는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오버더레인지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기업은 대오각성하게 된다.

“LG전자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제품도 가성비가 좋은 편인데 프로덕트 리더십(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이 없어요. 그래서 희망이 안 보여요.”

바이어의 냉정한 평가에 LG전자는 그제야 프로덕트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가성비라는 가치와 작별하고 글로벌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먼저 LG전자는 미국 시장을 목표로 프리미엄 드럼 세탁기 개발에 착수한다. 결과는 대성공. 이를 계기로 LG전자는 저가 전략과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상황과 절대로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LG전자는 1969년 전신인 금성사 시절부터 줄곧 세탁기 시장을 이끌어 왔다. 국내 최초의 세탁기 백조를 개발했던 LG는 2002년 드럼세탁기 트롬을 출시해 첫 해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했다. 당시 드럼 세탁기의 문제점이던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책은 “사람들이 빨래하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삶을 즐기고 누리는 데 쓰게 해주고 싶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여정이었다고 회상한다.

가전제품의 본질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그램 노트북은 1㎏이 되지 않는 가벼운 제품으로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고, 집 안의 한 공간을 차지했던 시커먼 TV 스크린은 돌돌 말아 숨기는 롤러블 TV로 혁신됐다.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픈 철학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좋은 제품과 브랜드는 기업 운영의 결과물

LG전자의 성공 사례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그것은 바로 좋은 삶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제품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좀 더 풍요로운 삶을 만들기 위해 생활 속에서 개선점을 발견하고 소비자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니즈를 찾아 나서야 한다.

트롬·그램·롤러블 스크린처럼 시장을 이끄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소비자의 반응을 전달하고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구현하는 데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마치 인체처럼 말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리더십이다. LG전자의 최고 경영 책임자(CEO)는 “잘못된 것은 반드시 훌륭하게 고쳐 놓는다는 사명감으로 눈앞에 놓인 일들을 하나씩 고쳐 왔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조직 내의 리더들에게 에이스(A.C.E)가 돼 달라고 당부한다.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Aim for Clarity), 신속하게 실행하며(Conduct with Agility), 과정까지 완벽한(Excellence in Process) 업무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해 달라”는 의미에서 각 앞 글자를 따 에이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책은 독자들에게 원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가령 세계 최초의 의류관리기 LG스타일러를 개발할 당시 일반 주택에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기준으로 삼았다. 기준점 아래 “계절별로 사람들이 즐겨 입는 옷의 사이즈·무게·재질 등을 전부 검토해 나갔다”고 밝힌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LG전자 사람들은 '좋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의 ‘Life's good’ 슬로건을 나침반으로 여기며 좋은 제품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