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퇴요구 연판장… ‘金여사 문자’ 무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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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집단 비토’ 기류… 코너 몰린 韓 “그냥 하라”
원희룡 “韓이 대표되면 野 탄핵 공세 속수무책”
나경원 “이래서 그들은 총선 패한 것” 자제 당부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7 17:28:17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제2의 연판장 사태가 터졌다. 타깃이 된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그냥 하라”며 여유를 보였지만 당내에서 비토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한 후보는 사면초가에 몰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양측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희룡 후보는 7일 자신의 SNS에서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무시’ 논란과 관련해 포문을 열었다. 원 후보는 “문자를 모두 공개하는 게 유일한 오해·논쟁 해결 방법”이라며 “보낸 분과 받은 분 모두 문자가 남아 있을 테니 받은 분이 공개하면 왜곡도 없을 것이다. (한 후보는) 문자를 공개하거나 사과하고 끝내라”고 요구했다.

한 후보는 22대 총선이 한창이던 1월 명품백 수수 의혹을 사과하겠다는 취지의 김건희 여사 문자를 읽고도 답장하지 않은 채 무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 간의 갈등 △김 여사 사과 불발에 따른 총선 참패 △한 후보와 김 여사의 비공식 채널 소통 등 의혹이 제기됐다.

원 후보는 한 후보와 대통령 부부 갈등설에 대해 “이런 분이 당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 불능이 되고 당은 사분오열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공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공식 채널 소통과 관련해선 “대통령 부부와 한 후보 관계가 공적 문제를 논의하면 안 되는 사적인 관계였나. 그렇다면 그 전에는 왜 그토록 많은 문자를 보냈나”며 “공사를 엄격히 구분해 공적 문제는 사적으로 의논하지 않는다는 분이 왜 ‘사적 관계에 있는 분들’과 공적인 정무적 판단을 의논했나. 만일 그 증거가 나온다면 후보 사퇴 의사가 있느냐”고 따졌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7일 SNS에서 “한동훈의 화양연화(花樣年華·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였다는 문재인정부 초기는 우리에게 지옥 같은 시절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검찰 소환으로 보수우파 인사들이 검찰청에 줄을 이었다”며 한 후보 성토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 후보 논란은 제2의 연판장 사태로도 번졌다. 당 원외대표 격인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회장은 7일 SNS에서 “(6일) 모 후보와 가까운 분들 전화를 받았는데 ‘내일(7일) 오후 3시 한동훈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할 건데 참가하거나 이름만 올리거나 다 안 한다 중 택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라며 “노골적 협박성 발언도 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사면초가 분위기의 한 후보는 배수진을 쳤다. 그는 7일 SNS에서 “(당)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이 연판장을 돌려 오늘 후보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윤리위원회를 통해 제 후보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얘기도 있다”며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원희룡 양 측 자제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차 연판장 사태 중심에 섰던 나경원 후보는 7일 SNS에서 한 후보에 대해 “당원·국민·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 여사 사과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 후보와 관련해서도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 하면서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용산의) 아바타”라고 했다. 나 후보는 “(총선)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다.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며 내분을 그칠 것을 거듭 종용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