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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의료계의 집단 휴진을 보는 두 시선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1 00:02:30
▲ 최영호 정치사회부 기자
윤석열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맞선 의료계의 집단 휴진이 다시 한 번 전국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그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시도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집단 휴진 사태는 그 목적과 수단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의사들은 왜 환자의 고통과 불편을 외면하고  거리로 나섰을까?
 
대한의사협회는 전국의 개원의들이 참여하는 집단 휴진을 결의했다. 2000년·2014·2020년에 이어 네 번째다. 의협이 진행한 온라인 총파업 투표에는 활동 의사 111861명 중 63.3%가 참여했고 그중 73.5%가 단체행동에 동의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정책과 교육정책에 맞서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대(對)정부 요구안을 제시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 전면 휴진을 보류할 것을 고려하겠다고 했으나 정부가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어 불가피하게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정부의 뜬금없는 의대 증원 2000명 발표와 의사들의 집단 휴진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모두 냉랭하다. 동네 병·의원의 휴진 동참은 주민들의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의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중단됐다” “뇌질환을 앓는 가족의 진료가 지연될까 걱정된다”는 등의 글이 온라인에 쏟아지며 주민들은 지역사회의 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의사들이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불법 휴진이 최종 확정된 의원급 의료기관들에 대해 의사 면허를 정지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집행하고 의협에 대해서는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계속할 경우 임원 변경과 해체까지도 가능하다며 의료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의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 단체이며 집단 진료 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불법적 상황이 계속되면 의료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게 되므로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임원을 변경할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단체를 해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계는 요구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국민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일반 노동자들의 파업은 회사와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지만 의사들의 파업은 환자들에게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의과대학생들이 졸업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는 맹세를 담고 있다.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그들의 권리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집단 휴진은 정당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 의료 공백을 초래하는 집단행동은 국민에게 불안과 불만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의사들은 현장으로 돌아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설득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정부도 힘으로만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으로 접점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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