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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러 정상회담… 요동치는 한반도 안보 지형
푸틴 전격 방북해 김정은과 9개월 만에 회담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새 조약 여부에 주목
대통령실, 북·러 밀착에 중국 역할 촉구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9 00:02:02
북한과 러시아가 급격히 가까워지면서 한반도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격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했다. 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번 푸틴의 방북이 주목되는 것은 2000년 이후 24년 만에 과거 북한과 소련의 동맹조약 수준에 근접하는 새 조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일단은 북한과 러시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이 예견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19일 일정 진행 과정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다.
  
1961년 북한과 소련 동맹조약에는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있었다. 그러다가 2000년 2월 북·러는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우호조약을 맺었고 같은 해 7월 방북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 후 이 조약을 토대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다만 여기엔 1961년도에 맺은 동맹 조약의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빠지고 ‘(유사시)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는 수준의 문구만 담겼다. 이 동맹조약은 1996년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균형 외교를 추진하면서 폐기됐다.
 
그런데 이번엔 북한이 러시아와 ‘새로운 법률적 기초’ 위에 양자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기에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한·미·일 대 북·중·러’, 이른바 신냉전 구도를 통해 체제 활로를 모색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 선물로 첨단 군사기술 이전을 들고 왔는지가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전략핵추진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극초음속미사일 기술 등 ‘게임 체인저’ 무기 기술 전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포탄 제공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폭 지원한 김 위원장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 만큼 제한적 성의를 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달 북한이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와 관련해 한 단계 진전된 기술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우리 정부의 적극적 대응 노력이 요청된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맞춰 18일 중국과 2015년 이후 9년 만에 차관급으로 급을 높인 외교안보 대화를 갖고 북·러 밀착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한 것은 긍정 평가된다. 북·중·러 사이 균열을 만들기 위해 약한 고리인 중국과 외교안보 고위급 채널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는 전략적 조치에 나서길 당부한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제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모호성 탈피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남·북 중 어느 쪽이 중요한지 잘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한 건 그래서 유의미하다. 러시아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레드라인’으로 삼은 상황에서 한국이 이를 넘지 않았듯, 한국도 북한에 대한 핵심 군사기술 이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달 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은 한국에 대단히 감사한다”며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 조류를 읽는다면 선택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과도한 군사비와 폐쇄적 체제로는 인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하고, 러·중에 ‘구걸’해도 효과는 일시적일 뿐 국제사회의 고립만 자초하면서 종국적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되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지도부는 핵과 미사일을 내려놓고 남북대화의 길에 나오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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