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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풍경 낯선 여행] 속초에서 20분… 아야진해변의 낭만과 고성 DMZ박물관
2019년 개장… 고성 아야진해수욕장
국토 최북단 민통선에 개관 ‘DMZ박물관’
고성=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5 19:49:06
 
▲ 아야진해변에는 고운 백사장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어 물놀이에 제격이다. 고성군
 
강원도 고성은 손쉽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는 아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엄두도 못 내고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어 차를 달리노라면 3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그럼에도 6(!)이면 고성을 찾게 되는 것은 이곳이 북한과 군사분계선을 공유하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고성은 섬도 아닌 것이 속세와 뚝 떨어져 있어 원시림과 청정해역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한민국 국토 최북단이라는 낭만적인 타이틀에 북국으로 날아온 것처럼 시원한 날씨는 또 어떠한가. 주민들은 북한 말을 쓰고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적인 음식을 먹는다. 고성의 매력은 끝이 없다.
 
2019년 공개된 신상 해변 아야진
 
▲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2019년 일반에 공개된 아야진해변. 임유이 기자
 
속초 시내에서 7번 국도를 따라 10km가량 달리다 보면 만나게 되는 아야진 해수욕장은 이름부터가 독특하다. 마을의 산 모양이 한자 야()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는데 어느 산이 를 닮았는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아야진해변에는 고운 백사장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어 물놀이에 제격이다. 수심도 얕다. 그런가 하면 크고 작은 기암이 병풍처럼 해안을 둘러싸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수중생태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 멋진 해안 경관은 덤이다.
 
아야진해수욕장에는 제주 도두동처럼 해안도로를 따라 무지개색 경계석이 늘어 서 있다. 무지개 경계석을 따라 걷다 보면 바다 한가운데로 길이 이어진다. 허공에 들인 전망 덱에 서면 망망한 동해부터 바로 옆 아야진해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에 인접한 특징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일반인이 출입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2019년 드디어 40여 년 만에 군사 규제가 완화됐다.
 
▲ 아야트카페 커다란 통창으로 바라본 푸른 동해가 잡지 화보를 연상케 한다. 임유이 기자
 
아야트카페는 아야진해변이 인스타그램 성지로 자리매김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카페의 커다란 통창으로 바라본 푸른 동해가 잡지 화보를 연상케 한다. 카페가 워낙 바다에 인접해 있다 보니 사진만 보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시설물처럼 여겨진다. 그림되는 곳이라면 누구보다 빨리 선점하는 특급호텔이 왜 이곳은 놓쳤을까?
 
한편 아야진해수욕장은 71일 공식 개장한다.
 
방파제 두 개·항구도 두 개 아야진항
 
▲ 아야진항 풍경. 어민이 직접 잡은 문어를 손질하고 있다. 임유이 기자
 
아야진해수욕장 아래쪽에 아야진항이 있다. 이곳의 옛 지명은 애기미다. 작은 항구라는 뜻이다. 이 항구는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됐다. 국가어항이란 수산업 기능은 보존하면서 레저·관광·문화 기능을 겸비하도록 국가에서 관리하는 특화 어항이다. 전국에는 115개의 국가어항이 있다.
 
아야진항은 여러 가지로 독특하다. 우선 툭 튀어나온 지형 덕에 항구가 두 개로 분리됐다. 북쪽 큰 방파제가 껴안듯 감싸 안고 있는 곳이 큰말항이고 남쪽 작은 방파제가 떠받치듯 구획짓고 있는 곳이 작은말항이다.
 
큰 방파제 끝에는 빨간 등대가, 작은 방파제 끝에는 흰 등대가 놓여 있어 서로를 무심하게 바라다보고 있다
 
등대는 바다를 장식하는 최고의 익스테리어지만 어두운 밤, 빛으로 뱃길을 인도하는 실질적인 기능이 있다. 그런가 하면 등대는 색으로도 뱃길을 안내한다.
 
깜깜한 밤, 먼바다에서 들어오는 배에게 방파제는 위험한 장벽이다. 빨간색 등대는 항로 오른쪽에 방파제가 있으니 왼쪽으로 돌아 들어오라는 의미다. 반대로 흰색 등대는 왼쪽에 방파제가 있으니 오른쪽으로 들어오라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배는 빨간색 등대와 흰색 등대 사이로 들어오면 안전하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
 
▲ DMZ박물관은 냉전 시대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를 주제로 6.25전쟁 전후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임유이 기자
 
고성통일전망대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이라면 DMZ박물관에 들러 보면 좋다. 고성통일전망대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 신고를 마친 뒤 제진검문소에서 군부대 확인을 받는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출입이 허락된다.
 
DMZ박물관 역시 군사제한구역이라 일련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 절차는 통일전망대 출입 절차와 동일하므로 보통 두 곳을 한꺼번에 둘러보게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올 방법이 없어 자차를 이용하거나 여행사 단체투어를 통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DMZ박물관은 금강산이 바라보이는 동해안 최북단 민통선 안에 2009년 개관했다. 냉전 시대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를 주제로 6·25전쟁 전후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전협정으로 생긴 군사분계선과 그 일대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군사 충돌 그리고 민간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독특한 생태환경을 영상 및 전시물로 재구성하여 보여 준다.
 
첫 챕터에서는 DMZ의 탄생 과정을 이해시키는 구성을 선보인다.
 
▲ 주인 잃은 국군 전투화(왼쪽)와 중공군 식기 전시물. 임유이 기자
 
▲ 비무장지대 내 경비초소에 물자를 운반하는 데 사용되었던 삭도 바구니. 임유이 기자
 
“1950625일 새벽 4, 한반도 북쪽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일었다. 암호명 폭풍244’, 탱크를 앞세운 북한이 순식간에 남한으로 밀어닥친다. 조용한 아침을 송두리째 집어삼킨 총성과 비명소리. 그것은 한민족을 둘로 갈라놓은 동족상잔의 사건 바로 6·25전쟁의 시작이었다.”
 
밀고 밀리는 전쟁 끝에 3년 만에 소련과 유엔군 사이에 정전협정이 맺어진다. 그 결과 군사분계선을 가운데 두고 남과 북으로 각각 2씩 총 4km 구간이 DMZ로 설정되었다. 군대를 주둔시킬 수 없고 무기도 배치할 수 없는 곳이다. 민간인은 더더욱 들어갈 수 없다. 군인도 이곳에 들어가려면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시관 내부에는 찰원승일교와 철원노동당사·철원농산물검사소·구 철원제일교회 등 대형 건축물이 현실감 있게 재현해 놓았다.
 
닭장 모양의 철창은 삭도바구니다. 비무장지대 내 경비초소(GP)에 물자를 운반하는 데 사용되었던 철제 바구니로 2010년 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수습한 것이다. 그밖에 DMZ박물관에서는 북한 관련 전시물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화합과 융합의 보랏빛 세상
 
▲ 23일까지 운영하는 ‘하늬팜라벤더축제’는 너른 라벤더밭을 무대로 포토 콘테스트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늬팜라벤더팜
 
태극기의 빨강과 파랑을 섞어 휘저으면 무슨 색이 될까? 그렇다. 보라색이다. 보라색은 화합과 융합의 색채로 불린다. 여당과 야당을 대표하는 빨강과 파랑을 섞어도 보라색이 된다.
 
고성에 갔다면 화합의 보랏빛 마을에 들러 봄직하다. 23일까지 운영하는 하늬팜라벤더축제는 너른 라벤더밭을 무대로 라벤더 정원의 향기 음악회라벤더 향수 추출 시연 라벤더의 모든 것 라벤더 클래스향기 체험 포토 콘테스트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라벤더 외에 양귀비와 호밀밭이 눈을 즐겁게 해 주며 빈티지한 정원과 향기 가게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유료 축제로 성인 6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불친절한 듯 친절한 냉면집
 
▲ 물냉·비냉 구분 없이 오로지 명태회냉면 한 가지만 선보이는 고성 오미냉면. 임유이 기자
 
고성의 색다른 음식으로 명태회냉면이 있다. 아야진항에 자리한 오미냉면40년 전통의 냉면집으로 인근 인제 덕장에서 공수해 오는 명태를 재료로 고성만의 깔끔한 냉면 한 그릇을 선보인다.
 
물냉·비냉 구분 없이 오로지 명태회냉면 한 가지만 선보이는 점이 독특하다. 오미냉면을 맛잇게 먹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한다. 모르면 가게 벽에 게시된 순서대로 하면 된다.
 
재밌는 것은 설탕 한 스푼 추가에 별표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육수는 그릇 중간 정도만 부으면 된다는 설명까지!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이 과정이 불편할 수 있다. 불친절한 듯 친절해서 재밌는 냉면집이다. 매뉴얼 대로만 하면 맛은 사장님이 보장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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