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룡의 와인이야기] 이탈리아의 스푸만테 ‘프로세코’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연재기획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30 06:31:00

기온이 높아지면 많은 사람이 탄산이 들어간 음료를 찾게 된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여름이 다가올수록 스파클링와인의 판매량이 늘어난다. 필자도 요즘엔 레드와인보다 스파클링와인·화이트와인을 더 많이 더 자주 마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와인 수입량을 살펴보면 가파르던 성장세가 꺾여 약간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스파클링와인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2014년 3410톤이었던 스파클링와인 수입량이 2022년에는 8452톤으로 약 250% 정도 성장했고 금액적으로 보면 2477만3000달러에서 9844만5000달러로 4배 정도 성장했다.

2022년 국내에 수입된 전체 스파클링와인을 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가 7174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1435만 달러의 이탈리아다. 하지만 수입량을 기준으로 보면 1위는 2902톤의 이탈리아고 2505톤으로 2위를 차지한 프랑스보다 더 많다.

한국 와인소비자들은 비싼 프랑스 샴페인보다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더 많이 마셨다는 의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탈리아 스파클링와인이 가성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이탈리아의 ‘프로세코(Prosecco)’다. 일반 샴페인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은은한 단맛과 과실의 향기가 뛰어나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국내에도 다양한 종류의 프로세코가 들어와 있다. 프로세코는 비슷한 가격대의 스파클링와인보다 훨씬 더 마시기 편하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에서 만든 스파클링와인 종류 중 하나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스파클링와인을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른다. 특히 이탈리아의 북동부 베네토 지방이 잘 알려진 산지이다.

이탈리아 베네토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가장 이탈리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우아한 건축·맛있는 음식·멋진 와인·이 모든 것이 베네토 지방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베네치아 아래 알프스 산기슭에 있는 이 지극히 아름다운 지방은 프로세코의 생산지이자 1966년 최초의 이탈리아 와인루트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샴페인은 전통적인 방식(Traditional method)으로 만드는데 이미 발효가 끝난 베이스 와인을 병에 넣고 2차 발효를 거쳐 만든다. 하지만 프로세코는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으로 만든다. 대형 탱크에서 베이스 와인에 효모와 당을 넣고 탄산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2차 발효를 하고 병에 넣어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샴페인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

프로세코 양조에 사용되는 품종으로는 글레라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제품이 글레라 100% 또는 피노 비앙코·베르디소·샤르도네 등을 약간 배합하여 생산하지만 일부 제품은 피노누아를 블렌딩해 ‘로제 프로세코’로 출시한다.

베네토의 스파클링 와인은 인근에 위치한 롬바르디아의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곳에서는 프로세코 품종으로 백만 핵토리터 이상의 값싸고 신선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다. 복숭아 향이 많이 나고 이스트 향은 느껴지지 않는 프로세코는 장기 숙성해 마시지 않고 바로 마시는 게 좋다.

이탈리아의 스푸만테는 최소 3.5기압의 압력을 지닌 풀 스파클링 와인이다. 프리잔테는 약 발포성 와인으로 보통 1에서 2.5기압의 압력을 가진다. 드라이하거나 약간 달콤한 신선한 프로세코는 베네토 사람들의 식전주로 사랑받고 있으며 클래식 칵테일인 ‘벨리니(Bellini)’에 사용되기도 한다.

▲ (왼쪽부터)국내에 소개된 다양한 프로세코들. 미오네토 프로세코 브뤼·47AD 프로세코 로제·마 소티나 프로세코·브릴라 프로세코 로제·산 그레고리오 프로세코.

대부분의 프로세코는 논 빈티지로 출시되지만 빈티지 프로세코가 되려면 해당 빈티지의 포도를 85% 이상 사용해야 하며 반드시 해당 DOCG구역 포도를 85% 이상 사용해야 한다. DOCG 프로세코의 품질을 관리하고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보통의 프로세코는 레이블에 Prosecco DOC로 표시한다. 만약 와인병에 DOC 구격을 갖추지 못할 땐 레이블에 프로세코라는 말을 쓸 수 없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프로세코는 간식이나 가벼운 식사에 식전주로 알맞으며 일반 프로세코는 생선요리·해산물요리·전채요리·샐러드·문어스테이크·파스타·피자 등과 잘 어울린다. 특히 가정에서 즐겨 먹는 프라이드치킨·생선회·초밥 등의 배달음식이나 샴겹살·덮밥·비빔밥·비빔국수·김밥·전·닭백숙 등의 한식과도 좋은 페어링을 보여준다.

프로세코는 대체로 약간의 단맛과 신선한 과실의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와인 초보자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2만 원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스페인 까바(CAVA)와 함께 가성비를 추구하는 분들에게 알맞은 스파클링와인이다.

어승룡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