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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절감… 단기 ‘꼼수 계약’ 판친다
인건비 줄이려 ‘쪼개기 고용’ 나선 고용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역대 최대
올해 들어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취업자’ 평균 웃돌아… 고용 안정성 우려
실업급여 받기 위해 6개월 일하고 퇴사할까 겁나… 장기계약 꺼리는 사업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6 13:11:44
▲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는 구직자들. 연합뉴스
 
편의점 등 인건비 지출이 큰 사업장을 중심으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단기 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고용의 질이 악화될 우려가 나온다. 또 최소 180일만 근무하면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계약도 고용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가족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주말 근로자의 경우 7시간씩 3교대로 2일 근무할 수 있도록 계약하고 있다이렇게라도 인건비를 줄이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일주일 동안 정해진 근로일수를 모두 근로한 경우 주휴일에 일을 하지 않더라도 하루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는 수당이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로한 경우 지급해야 한다. A씨의 편의점에서 일하는 근무자는 한 주에 14시간밖에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주휴수당을 받지 못한다.
 
알바천국 등 구직 앱 등에 따르면 A씨의 경우처럼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할 근무자를 모집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주휴수당·퇴직금·유급 연차휴가 등을 받을 수 없고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대상도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일부 고용자의 쪼개기 고용이 늘어 주당 1~14시간 근무하는 취업자는 최근 200만 명을 넘기도 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주당 1~14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취업자는 올해 22048000명으로 집계됐다. 3월에는 1656000명으로 줄었고 지난달에도 1588000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초단시간 취업자 평균이 1577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고용 안정성이 위태롭다는 의미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부담이 커진 고용주들이 단시간 위주의 쪼개기 고용으로 일자리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심의에 들어간 최저임금도 올해 1만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주들의 인건비 줄이기 시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최소 180일만 근무하면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해 근로자들이 해당 기간만 채우고 퇴사할 것을 우려해 일부 사업장에서 장기 계약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6개월만 근무하고 비자발적 퇴사로 위장해 실업급여를 받으려는 근무자들 때문이다. 사업장에서 단기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일자리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업급여는 재취업 활동을 하는 실직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주는 돈이다. 현행 기준으로는 퇴직 전 3개월 동안 평균 임금의 60%를 지급한다. 단 이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으면 최저임금의 80%가 지급된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최근 고용보험법·고용산재보험징수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해 실업급여 반복 수급자의 급여를 최대 50%까지 삭감하는 법령 개정안 등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 여론 반발이 거세 2년 넘게 해당 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었던 만큼 시행될 지는 미지수다. 29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해당 법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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