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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의대 증원’ 확정… 의대 교수 단체 “정부 향후 파국 책임져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4 15:30:07
▲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각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심의·확정했다. 연합뉴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올해 고3 학생들에게 적용할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승인하면서 27년 만의 의과대학 증원이 확정됐다.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포함하면 내년 의대 모집인원은 4567명으로 1500명 이상 늘어나게 됐다. 
 
대교협은 24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올해 제2차 대입전형위원회를 열어 전국 39개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올해 치러질 2025학년도 의대(의전원 포함) 모집인원은 전년(3058명) 대비 1509명 늘어난 40개 대학 4567명이 된다. 
 
경기도 소재 차의과대의 경우 대입전형 시행계획 제출 의무가 없는 '의학전문대학원'이어서 이날 승인에서 제외됐지만, 이미 학교 측이 학칙을 개정해 정원을 40명 늘려 2025학년도부터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앞서 정부는 3058명인 의과대학 정원을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하고,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서울지역을 제외한 경인권과 비수도권 32개 의대에 이를 배분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거센 반발과 의대 교육의 질 저하 우려가 일자 정부는 각 대학이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100%를 자율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증원분 2000명 가운데 1509명만 모집하기로 하고, 지난해 이미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의대 증원분을 반영해 '변경사항'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아직 각 대학이 누리집에 수시 모집요강을 공고하지 않은 만큼, 각 대학의 정시·수시모집 비율 등 세부적인 내용은 이달 30일 발표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이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 홈페이지에 모집요강을 올리는 절차가 남았다"며 "일단 모집요강이 공고되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학부모 때문에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 27년 만의 의과대학 증원을 확정하는 대입 전형위원회가 열리는 24일 오후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내 울산대 의대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7년 만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확정되자 의사단체들은 예상했던 수순이라면서도 향후 증원에 따른 여파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비대위원장은 24일 증원 규모 확정 직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절차대로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한다고 했으니 예상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 비대위원장은 "증원이 확정되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의대생이 유급되면 내년에 새로 들어오는 의대생은 8천명가량으로, 이들을 데리고 의대 교육이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는 내년까지도 계속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배출이 안 되고, 내후년엔 임상강사가 배출 안 돼서 파국이 벌어질 텐데 (그 결과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증원 절차가 완료돼도 (교수들은) 환자를 지킬 것"이라며 "그건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의비는 대교협의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 승인이 나기 전 서울 송파구 울산대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의비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 태도를 바꾸지 않는 탓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교수들은 의대 증원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단체 행동을 자제하고 환자 곁을 지키겠다면서도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할 경우 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의비는 "의대 정원 배분 과정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올해 4월 초에서야 인력과 시설, 기자재 등 교육 여건을 조사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오랜 기간 준비한 의대 증원이라면 최소 1년 전부터 대학의 인력과 시설, 기자재에 대한 충분한 실사를 통해 교육여건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고 지적했다.
 
전의비는 "한국의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 붕괴가 당장 올해 진행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을 완수하고 의사 집단을 찍어 누르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합리하고 위험한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각종 편법으로 유급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이 과연 옳은가,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휴학할 수 있도록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전공의에 대해서도 각종 명령을 철회하지 않고 사직서도 수리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으니 전공의와 학생들은 의료 현장에 돌아올 수 없다"고 토로했다.
 
▲ 전의비는 24일 서울 송파구 울산대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등 태도를 바꾸지 않는 탓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연합뉴스
 
 이들은 공공복리를 위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단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전의비는 "당장 (의료사고) 사법처리에 대한 안전망을 만들고 의료전달체계와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10년 뒤에나 배출되는 의대 증원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공공복리에 맞다고 판단한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의대 교수들은 아직 의대 증원 절차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희망을 갖고 의료현장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정안을 발표할 때까지 교수들은 희망을 가지고 진료를 계속하겠다"며 "당장 환자에게 피해가 갈 일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갑자기 전공의들의 의사 면허를 정지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이전에 논의한 것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정부가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의비 등에 속한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주 1회 휴진 등의 자발적 집단행동에 동참해왔다.
 
전의비는 또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정부가 전공의에게 면허정지 등 불이익을 줄 경우 의대 교수들이 사직까지도 선택할 수 있음을 이번에 시사한 것이다.
 
최 비대위원장은 "일단 올해는 의대 증원을 멈춰달라는 게 전의비와 의대생, 전공의들의 공통된 요구사항"이라며 "정부는 언론을 통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부가 아무것도 철회하지 않으면서 압박 수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는 전공의들이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의대 증원을 철회할 수 없다는) 강력한 조건을 달면서 의료계에는 조건 없이 대화하러 나오라고 하니까 협상이 안된다"며 "정부와 함께 의료개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 있고 의대 증원도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하면 함께 논의할 의지가 있으니 젊은 의사와 학생의 미래를 위해 한 번쯤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스카이데일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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