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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의 경제포커스] 한국사에서 혁명다운 혁명은 5.16뿐이다
5000년간 이어졌던 ‘빈곤’의 고리 끊어 낸 혁명
역사 교과서엔 기적적 경제발전에 대한 언급 소홀
5.16혁명 정신 사라지고 정치 논쟁만 요란한 현실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20 06:31:42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서울지방시대위원장
올해 5월16일로 5.16혁명이 63주년을 맞았다. 5.16을 군사정변으로 볼 것인가 혁명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어 후일 역사학자들이 제대로 정의하고 평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국어사전에는 혁명은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사회경제제도·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5.16 이후 헌법을 개정하고 국가 기초·사회경제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고치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는 새마을운동으로 전 세계가 배우고 따라 하려고 할 정도의 정신 혁명도 이루었으니 혁명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특히 경제적 입장에서 볼 때는 5000년간 지속되어 오던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속담마저 있는 빈곤을 끊었다는 의미에서 혁명이라고밖에 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1961년 5.16 혁명이 일어난 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4달러(11만3862원)였다. 이는 필리핀의 3분의 1 규모, 말레이시아·미얀마 등 동남아는 물론 북한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할 때는 90달러였다. 세계 최빈곤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추진으로 1962~91년간 평균 9.8%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1인당 국민소득이 5개년계획이 끝난 1997년에 1만2401달러(1680만9555원), 2023년에는 3만3128달러(4240만41065원)로 급증하여 고소득 선진국 초입국으로 도약해 세계 경제발전 사상 전대미문의 위업인 ‘한강의 기적’을 달성했다.
 
반면 북한은 지금도 1인당 GDP 1400달러(약 542만3355원) 내외의 세계 최빈곤국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 고도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로 소득분배도 1992년까지는 지속적으로 개선됨으로써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루었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한국 경제발전의 업적을 ‘동아시아의 기적’(1993)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의 명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에서도 남·북한의 엄청난 역전을 잘 설명하고 세계에 널리 소개하고 있다. 인공위성의 발달로 불 꺼진 북한과 대낮처럼 밝은 남한이 대비되는 한반도 사진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유포되고 있다.
 
한국을 기적으로 이끈 경제개발계획은 정부주도형 수출 지향의 공업화 정책으로서 외자 의존도가 높은 선성장 후분배의 불균형 성장이 특징이다. 이는 당시 공급 측면에서 빈약한 생산 활동으로 재화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수요 측면에서도 극도의 빈곤으로 유효수요가 창출되지 않아서 시장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때의 중화학공업 정책과 그 후 추진된 국방력 강화를 위한 율곡사업의 덕분에 오늘날 한국은 방위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국가로 도약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학생들이 배우는 사회·역사 교과서에는 아직도 5.16혁명이 군사정변으로 간단히 언급되어 있고 비약적인 경제발전의 기적에 대해서는 언급이 빈약한 실정이다. 민주주의에 관해서도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찾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민주주의라는 단원에는 4·19혁명, 6월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만 기술되어 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도 언급되어 있지 않고 간단히 정부수립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과도하게 편향된 교과서 기술이 아닌가 싶다.
 
16일 5.16혁명 63주년에도 기념식이 있었다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오늘날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문턱까지 다다른 데는 박정희 대통령의 5.16혁명과 뒤이은 경제개발5개년 계획의 추진이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임에도 우파 정당에서조차 기념식 하나 없다는 점은 역사 평가에서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87체제 이후 급증하고 강력해진 민노총 등의 세력으로 노동개혁이 되지 않은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전후한 급속한 대외 개방으로 마침내 1997년 말에 금융위기가 초래됐다. 1987년 체제의 영향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1992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경제는 평균 5%대의 중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득분배도 악화되었다. 이어 2012년부터는 연평균 2%대의 저성장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제 한국 경제는 다시 성장 동력을 회복하여 소득분배도 개선되는 선순환으로 가느냐, 비등하는 분배 욕구에 밀려 성장 둔화와 소득분배 악화라는 악순환의 함정으로 빠질 것인가의 중대한 기로에 직면해 있다. 지금 한국에선 ‘조국 근대화’ 일념으로 경제 부국 건설에 매진했던 5.16혁명 정신은 사라지고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치 논쟁만 가열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5.16혁명 63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도약시켜 우리의 사랑하는 후손이 번영된 선진국에서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현명하고 올바른 정치적 리더십이 다시 한 번 확립되기를 경제학도로서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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