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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의 와인이야기] 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 와인 맛보셨나요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16 06:31:00
▲ 어승룡 와인칼럼니스트·문화평론가
와인 애호가들의 로망 중 하나가 보르도 5대 샤토 와인을 마셔 보는 것이다. 흔히 5대 샤토라 하면 보르도의 그랑크뤼 클라세 5개 등급 중에서 1등급 와인들을 말한다. 샤토 라피트 로췰드·샤토 라뚜르·샤토 마고·샤토 무통 로췰드·샤토 오 브리옹이 최고등급 1등급 와인(Premiers Grand Cru Classe)이다.
  
프랑스 와인 등급은 1855년 나폴레옹 3세가 파리 만국박람회를 준비하면서 보르도 와인의 등급을 매길 것을 명령해 만들어졌다. 당시 유통되던 가격과 인지도·품질 등을 고려해 5단계의 그랑크뤼 클라세 리스트가 만들어졌고 프랑스 최초로 와인 등급이 정해졌다. 보르도 지역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61개의 샤토가 1~5등급으로 나뉘어 등급을 받았다. 
  
샤토 라피트 로췰드
  
샤토 라피트 로췰드(Chateau Lafite Rothschild)는 1955년 그랑크뤼 클라세 평가 당시 1등급 중에서도 1위에 선정된 와인이다. ‘왕 중의 왕’이라 불리는 샤토 라피트 로췰드에 대해 해마다 많은 평가가 진행됐지만 한 번도 그 자리를 뺏긴 적이 없다. 과연 세계 최고의 와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와인이다. 
  
보르도 메독 지역에서도 최고급 레드와인 명산지로 꼽히는 뽀이약 마을에서 생산된다. 까베르네 소비뇽을 주 품종으로 메를로·쁘띠 베르도 등 보르도 블렌딩 품종을 섬세하게 블렌딩해서 출시한다. 
  
라피트의 총생산량은 매년 변화가 커서 1만6000~4만5000케이스 정도인데 생산량의 25%에서 50%까지 파기하면서 평균 생산량 2만3000케이스를 유지하며 와인의 우아하고 오묘한 맛을 관리하고 있다.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은 퐁파도르 부인의 만찬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와인으로 유명해져 프랑스 귀족의 상징으로 불리게 됐다. 또한 영국 귀족에게서도 사랑을 받았으며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영국 수상 로버트 월폴은 3개월 주기로 샤또 라피트 오크통(약 300병)을 개봉했다고 한다. 
  
1868년 경매로 로췰드가에 낙찰되면서 ‘샤토 라피트 로췰드’로 불리고 있다. 토마스 제퍼슨의 이니셜이 새겨진 1787년 빈티지의 라피트는 1985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15만6000달러(약 1억80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샤토 라뚜르
  
샤토 라뚜르(Chateau Latour)는 그랑 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 중 가장 파워풀하고 단단한 캐릭터를 가진 ‘남성적인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힘있고 탄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수십 년이 지나도 거뜬한 견고함 안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과 향이 자리 잡고 있어 ‘고귀하고 황홀한 경지’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와인이다. 
  
라뚜르는 프랑스어로 ‘탑(tower)’을 의미한다. 원래의 건축물은 현존하지 않지만 14세티 후반부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생 랑베르의 타워로부터 유래한 이름이다. 보르도 메독 지역에서도 최고급 레드 와인 산지로 이름난 뽀이약 마을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메를로·까베르네 프랑 등을 블렌딩해 만들고 있다. 
  
샤토 라뚜르 와인은 숙성이 매우 느린 것으로 유명하다. ‘와인 황제’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로버트 파커(Robert M. Parker)는 강한 탄닌을 부드럽게 하고 강한 힘과 깊이 있는 농후함을 살아나게 하려면 병입 후 최소한 20~25년은 숙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최고등급 1등급 와인(Premiers Grand Cru Classe). (왼쪽부터)샤토 라투르·샤토 마고·샤토 오 브리옹·샤토 라피트 로췰드·샤토 무통 로췰드. 필자 제공
 
샤토 마고
  
샤토 마고(Chateau Margaux)는 보르도 메독 지역의 ‘마고’ 마을의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으로 우아한 자태와 완벽한 기품, 결점 없는 고결함으로 줄곧 ‘보르도 와인의 여왕’으로 칭송받고 있다.
  
보르도의 명품 와인 중 유일하게 마을 이름인 마고(Margaux)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와인의 명성은 2백여 년 전 미국의 대통령이자 유명한 와인 애호가였던 토마스 제퍼슨이 프랑스 최고의 와인으로 극찬해 더욱 유명해졌다.
 
한때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미국인에게 매각될 위기에 처했을 때 프랑스 정부와 국민이 반대해 다시 프랑스의 품에 안겼을 정도로 국가적인 사랑을 듬뿍 받는 프랑스의 국보급 와인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와인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은 샤토 마고 와인을 맛본 후 “실크·캐시미어 원단 같은 부드러운 질감과 끝을 모르는 피니쉬”라고 표현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시 샤토 마고를 흠모하고 사랑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딸 이름을 마고 헤밍웨이로 지었다. 
  
샤토 오 브리옹
  
샤토 오 브리옹(Chateau Haut Brion)은 5대 와인 중 유일하게 메독 지역이 아닌 그라브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역사로 따지면 메독의 1등급 샤토들보다 훨씬 더 오래전인 17세기에 이미 높은 명성을 누렸다. 한때 황폐해졌던 샤토를 미국의 금융가 클래런스 딜런이 1935년에 인수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오 브리옹의 실질적인 관리 및 운영은 1921년 이래 델마 가족 3대가 맡고 있다. 쟝-베르나르 델마는 1961년 이곳에 보르도 최초의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장을 만들었고, 이곳에 심어진 클론과 뿌리·줄기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오 브리옹의 포도밭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지대가 높으며 근본적으로는 깊은 자갈 토양이지만 점토 함유량이 높은 파셀들도 있다.
 
샤토 무통 로췰드
  
샤토 무통 로췰드(Chateau Mouton Rothschild)는 1855년 최초로 보르도 와인 등급 체계 분류 시 2등급을 부여받았다. 100여 년이 흐른 1973년 되어서야 포도원을 물려받은 필립 드 로췰드 남작의 노력에 의해 1등급으로 선정된 와인이다. 
  
품질과 가격 면에서 1등급 샤토에 뒤질 것이 없었던 샤토 무통 로췰드가 1등급이 되지 못한 것은 바로 프랑스인이 아닌 영국인인 나다니엘 남작이 샤토 무통 로췰드의 농장을 매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통 로췰드를 유명하게 만든 빈티지는 1945년에 생산된 와인이다. 전쟁 중이라 보르도의 모든 와이너리의 설비가 형편없는 상태였지만 무통 로췰드는 최고의 와인을 생산했다. 1945년 빈티지는 종전을 기념하기 위해 라벨을 필립프 줄리앙이 그린 처칠의 ‘승리의 브이’를 모태로 삼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후 무통은 빈티지마다 샤갈·달리·세자르·피카소·칸딘스키·앤디 워홀·헨리 무어와 우리나라의 이우환 화백 등 수많은 예술계 거장에게 의뢰해 새로운 레이블을 디자인하고 있다. 
  
샤토 무통 로췰드에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93년 6월 샤토의 오너인 바론느 필립핀느 드 로췰드는 저녁 식사에 초대된 200명이 넘는 게스트를 위해 이 1945 빈티지를 내놓았다. 1475병만이 생산된 1.5리터 매그넘을 사용하려 했으나 상태 점검을 위해 매그넘을 오픈했을 때 아직 마시기에 이르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대신 750ml 병으로 서비스했다고 한다. 
  
샤토 무통 로췰드는 진정 오래 보존되도록 만들어진 와인이다. 2007년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1945년산 빈티지의 경매 낙찰 가격은 무려 31만 달러(약 3억5000만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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