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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의대 증원 문제 해결책은 무엇인가
한국 양질 의료제도 ‘사회주의적’ 제도와 시장경제 방식 경영 결합 결과
의료인들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 주도해 필요한 의료 인원 스스로 정해야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16 06:31:30
▲ 최재기 한반도연구소 연구위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의료서비스 이용에 관한 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 국민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의료 체제를 모방하여 오바마케어 정책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세계 여러 나라 국민이 부러워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비교적 싸게이용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서 가능했을까. 그것은 의료제도는 사회주의적인데 의료서비스 공급은 시장경제 원리에 따랐기 때문이다.
 
한국의 의료제도는 대단히 사회주의적이다.
 
첫째, 모든 국민은 국가가 운영하는 단일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당연히가입하고 또 모든 의료기관은 의료서비스를 당연히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팔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둘째, 의료서비스의 가격은 국가와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협의체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하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건정심은 보건복지부 차관이 위원장이고 가입자와 의약계 및 공익 대표 각 8명씩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실상 국가(정부)가 의료서비스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그에 반해 의료서비스의 공급은 시장경제 원리에 따른 자영업 방식이다. 의료인은 자신이 자본을 조성하여 의료기관을 설립·운영하되 정해진 가격으로 단일 보험자에게 팔아서 수입(fee)을 올린다. 자신을 도울 간호인력 등을 고용하는 데 드는 임금 등은 모두 의료인의 수입에서 지급한다. 자연히 의료인들은 진료 건수를 늘려 수입을 확충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의사가 공무원인 구(舊)사회주의 국가 의료인과 다른 경영 동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회주의적제도와 시장경제 방식 경영의 결합으로 의료시장이 경제학적 균형 상태를 이루어 국민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비교적 싸게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의료 체제에서 이런 균형 상태가 지속될 수 있는 데는 의료인들의 근면과 헌신이 가장 중요한 몫을 해 왔다.
 
의료인들의 근면과 헌신이 우리 의료시장 균형을 떠받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면 정부가 의대 정원 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협의해야 할 대상은 의료인들이다. 학자나 관료들이 걸핏하면 인용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자료는 각국의 구체적 의료 체제 현실을 고려하고 비교해야지 단순한 수치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영국처럼 의사가 사실상 공무원인 나라는 의사가 굳이 많은 환자를 진료할 동기가 없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하면 인구 대비 의사 수는 훨씬 많겠지만 대신 국민이 전문의 진료 한번 받으려면 예약 후 6~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 국민이 그런 상태를 견딜 수 있을까?
 
우리나라보다 먼저 의대 증원을 실시한 일본의 경우 후생노동성 산하 의사수급분과회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회의록과 참고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일본은 의대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 수요·공급 추계 방법은 물론 인구 구조의 변화와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같은 의료 보조 기술의 발달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지역·필수 의료 기피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논의했다…. 의사수급분과회를 구성하는 전체 위원 22명 중 70% 이상인 16명이 의사 또는 의사 출신 공무원이다. 이 밖에 경제학자·지방자치단체·요양시설 관계자·행정학자·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뉴시스 2024.5.13.)
 
요컨대 일본은 의사수급분과회에 의료인이 다수가 되도록 구성하고 의료인들도 자신들의 이익만 도모하는 황당한 주장을 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의 의중을 살펴 의사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협력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 때 의료인들이 의대 정원 30% 감축을 주장했고 결국 노무현 정권 때 10%351명을 감축한 것이 지금의 의사 부족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본다. 의약분업 사태 때 전공의 파업을 앞장세워 의료인 단체가 고집부린 결과 빚어진 퇴행이다.
 
이제 해결책을 제시해 본다.
 
가장 먼저 의료 수요자인 국민의 부담률을 결정해야 한다. 현행 건강보험료율은 소득의 약 7%인데 정치 세력과 정부 및 의료인 협의체는 국민이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는지 목표 국민부담률을 제시해야 한다. 목표가 설정되면 각 당사자는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특히 야당과 의료인 단체가 의료비 부담 증가에 대한 국민 설득에 앞장서야 한다.
 
의료인들이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주도하도록 재구성해야 한다. 국민부담률 범위 내에서 의료인의 예상 보수를 정하고 국민의 의료 이용 행태를 고려하여 앞으로 몇 명의 의료인이 더 필요한지 의료인들 스스로 산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파업이나 태업을 계속하면 국민의 의사를 물어 외국 의료인 수입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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