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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군사력 증강과 방위산업 육성에 박차 가할 때
美 대선 이후 국제질서 변화 대비한 외교 전략 필요
한·미 협력 강화하되 자주적 방위 역량에 집중
민·관·군 공통 기술협력 등 국가 예산 효율적 운용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10 06:31:1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한림국제대학원대 겸임교수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각국의 군비 증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은 국가 주력사업이 될 만큼 급성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통적 무기 수출 강국들의 견제가 노골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푸틴의 동진(東進) 집착 속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구성원인 유럽 각국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다음은 자국이라는 불안감 속에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대량 도입하면서 유럽 방산시장 내 한국산 무기의 점유율이 높아지자 유럽 내 무기수출 강국인 독일 및 프랑스 등이 노골적으로 견제를 하고 나섰다.
 
실례로 4월2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 소르본대에서 유럽연합(EU) 의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미국 및 대한민국의 무기를 집중 도입하고 있다”면서 “유럽의 주권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유럽의 자주국방을 위해 유럽산 군 장비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에서의 탈퇴)를 할 만큼 독자노선을 취하고 있는 영국과 달리 프랑스와 독일은 EU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기에 나머지 EU 회원국들도 유사한 입장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3월 20% 수준에 불가한 유럽 국가 내 상호 무기 구입 비중을 60%까지 올려야 한다는 구체적 목표치를 지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유럽에서 우리의 방산 수출 견제를 위해 함께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는 과거 침략국과 점령당한 국가라는 점에서 그들의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다.
 
유럽의 견제 심화는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과거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하며 전 세계를 주름잡았던 유럽인들에게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의 무기 시장 점유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다. 반한(反韓) 여론을 주도하는 프랑스의 경우 1950년 북한의 6·25 남침전쟁에서 우리를 도와주기는 했지만 이보다 앞서 1866년에는 강화도를 점령하려고 전함 수척과 해병대를 보내 ‘병인양요(1866.10.15~11.18)’ 를 일으킨 나라였다. 하지만 병약한 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을 상대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반(反)시장주의적 밀약 또는 보이콧 이외 별다른 게 없어 보인다.
 
사실상 이 모든 현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 전체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며 군사력 증강 및 방위산업 육성을 게을리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또한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 해체 이후에는 더욱 더 미국이라는 거대한 우산 속에서 책임감 없이 자유만 만끽했던 유럽인들은 우리 대한민국과는 입장이 확연히 달랐다. 
 
비록 유명무실하더라도 나토라는 안보협의체가 있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동북아 지역에는 6·25 전쟁을 도발한 북한·중국·러시아(구 소련)가 그대로 버티고 있는 만큼 북방정책에 따른 경제협력 속에서도 군사적 긴장감은 변함이 없으며 주적 북한의 핵무기 및 신형탄도미사일 개발 등 전쟁 도발의 위협 수위가 점증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중국몽 및 일대일로를 앞세우며 미국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중국은 구(舊)소련에서 인수한 항공모함 모방 및 역설계를 통해 기술을 축적하고 자체 설계로 전자식 캐터펄트(항공기 사출장치)를 장착한 만재 톤수 8만5000t의 003형 항공모함 ‘푸젠함’을 진수하기에 이르렀다. 실제 성능은 떨어질지 몰라도 외형적으로는 미국식 항공모함에 준하는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한때 동아시아를 제패했던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영국 및 이탈리아의 6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인 ‘템페스트(Tempest) 사업’과 통합된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을 통해 F-3 차세대전투기 개발(총 사업비 43조9000억 원)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2031년부터 순차적으로 자국산 F-2 전투기를 대체할 F-3 전투기 100대가 양산될 전망이다.
 
우리는 일본보다 앞서 1999년부터 시작한 KF-21 개발사업을 성공리에 추진 중이다. 비록 사업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의 비밀 절취 및 개발 예산 미납 등으로 발목이 잡히고 있으나 이미 전투용 적합이라는 잠정 판정을 받은 상태다. 그러므로 인도네시아를 배제하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사실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식 무기 개발 기술은 우리가 세계 톱 수준에 올라 있다.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설 경우 유럽 국가들은 나토 분담금 관련 혼란을 겪게 될 것이며 우리 역시 방위비 분담은 물론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 모두 안보 위기로 보일 수 있으나 역으로 핵무기 포함 무기개발에 있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자주적 국방력 건설 및 방위산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시점이다. 효율적 국가 예산 운용을 위해 스핀온·스핀오프(Spin on·Spin off) 차원의 민·관·군 공통 기술개발 협력 강화는 물론 대외적으로는 더욱 정교한 국가전략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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