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경영·CEO
한국마사회, 수조 원대 매출에도 기부금은 ‘찔끔’
2022년 기준 매출 6조 원… 기부금은 고작 42억 원
작년 기부 실적도 코로나19 이전 수준 못 넘을 듯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기부’ 포함… 낙제점 받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5 14:19:24
▲ 한국마사회 본관. 한국마사회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즌에 돌입해 공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올해 경영평가부터 평가 항목에 기부 성과도 포함되는 가운데 한국마사회가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기부 성적은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마사회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매출을 확인할 수 있는 2022년 기준 한국마사회는 기부금으로 42억 원을 집행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같은 해 64311억 원(마권 판매 기준)의 매출을 올렸으면서도 매출액 대비 극히 적은 금액을 기부한 것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해엔 기부금 752000만 원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마사회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매출과 기부금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7393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144억 원을 기부했던 것과 비교하면 2022년엔 3분의 1도 기부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기부금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코로나19로 경마장 고객 입장이 제한되며 매출 자체가 없었던 2020·2021년엔 각각 11018억 원·1614억 원으로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각각 89억 원·31억 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2022년에 매출이 회복됐지만 기부금 규모는 코로나19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산업진흥·서비스 유형의 공기업으로 분류돼 이번 공공기관 평가를 앞두고 있다.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매년 기재부 주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기부 및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와의 생상·협력을 위한 노력과 성과평가부문을 신설했다. 경영평가에서 기부 실적도 보겠다는 것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202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가 속해 있는 산업진흥·서비스 공기업의 경우 기부 및 봉사활동 노력·성과는 총 4(계량·비계량 포함)이 배점돼 코로나19 이전 대비 기부금 규모가 부진한 한국마사회의 경우 해당 항목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와 같이 산업진흥·서비스 유형 공기업으로 분류된 강원랜드의 경우 2022년 기준 1269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기부는 2243600만 원을 했다. 같은 해 한국마사회보다 매출은 5조 원 이상 낮지만 기부 금액은 5배 이상 차이난다.
 
기재부가 진행한 2023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한국마사회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으로 미흡평가를 받았다. 고객만족도 및 국민인식도 지수도 경영평가 평가지표 중 하나로 0.5점이 배점돼 있다.
 
▲ 승마 대회 모습. 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각 해 낙제점인 D(미흡)·D·D·E(매우 미흡)등급을 받았다.
 
2021년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2022년 경영평가에선 B등급(양호)으로 올랐지만,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경영평가를 위해 지난해 두 곳의 민간회사에서 3420만 원 상당의 경영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과도한 금액을 쏟아부어 경영평가 단계를 올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공공기관이 좋은 경영평가를 받기 위해 컨설팅을 받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이전 평가에서 20201870만 원·20211375만 원·2022660만 원 등 3년 동안 3905만 원을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금액이 과도하게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마사회 경영 최일선에는 정기환 회장이 있다. 2019년부터 한국마사회 상임이사를 지내고, 김우남 전 회장이 막말 논란으로 기소·해임되면서 20222월 취임했다. 상임이사 시절 이전에 정 회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당시 문재인정부 말기였던 만큼 알박기 인사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경영평가 E 등급을 받고도 경영책임이 있는 임원의 연임을 강행하고 성과급까지 지급한 것을 국민이 쉽사리 납득할지 의문이라며 마사회 임원들은 문재인정부 임기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고 싶었던 카르텔조직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첫 경영능력 평가에서 과도한 금액을 경영 컨설팅에 쏟아부어 양호한 성적표를 가져왔다는 오명을 썼다. 정 회장은 올해 두 번째 경영능력 입증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사건사고가 발생해 올해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 1월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서울경마장에서 출발대가 고장나 경주 무효가 선언됐었고, 같은 해 3월에는 경주마 체중을 측정하는 체중계가 오작동하면서 출전마들의 체중 정보가 잘못 제공되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경마미디어연합 등은 성명서를 내고 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에 공개된 매출은 마권 판매 금액이며, 해당 금액에서 고객에게 일부 환급하고 축산발전기금 등을 지출하고 나면 사실상 매출은 마권 판매 금액의 11% 수준이라며 이 점을 고려하면 매출은 6000~7000억 원 수준이고축산발전기금도 기부금의 성격으로 볼 수 있는데 매출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부금을 늘릴 순 없는 점을 감안하면 기부금이 적지 않다고 반론했다.
 
한편 올해 2월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착수해 6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