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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랑두부랑’ 최필균 국제 조리 명인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⑥ 명인이 선보이는 수제 두부 요리의 정석
어머니로부터 이어진 두부 요리, 애착이 빚어낸 2세 경영 가업 본격 가동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6 00:05:05
▲ 국제 조리 명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콩이랑두부랑’ 최필균 대표. 최 대표는 매일 아침 6시부터 직접 조리한 요리로 손님을 맞는다. ⓒ스카이데일리
 
[편집자주글로벌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 열기가 국내 외식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푸드의 진원지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맛집 백년가게를 발굴해 알리는 백년가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두부요리 전문점 콩이랑두부랑최필균 대표는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 푸짐한 산해진미의 한 상 차림을 내왔다. 손님상은 최 대표의 손을 거치며 정성스럽게 조리한 건강식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콩이랑두부랑은 두부 요리를 전문으로 하지만 두부뿐 아니라 밑반찬에도 엄마의 손맛이 녹아 있다. 최 대표는 손님상에 신선함과 건강을 올린다는 원칙을 고수하고자 매일 아침 6시부터 손수 수작업으로 조리한다.
 
환한 미소로 맞이하는 최 대표의 모습에서 푸근한 정이 느껴졌다. 말로 하지 않아도 진심이 전해진 듯 식당의 넓은 주차 공간은 식사 시간대가 넘어서도 최 대표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종렬로 늘어선 차량으로 빼곡했다. 콩이랑두부랑을 향한 애정 가득한 발길이 끊길 줄 모르는 듯했다.
 
콩이랑두부랑이 우리 집 식당 이름인데 한 번 들어도 외우기 쉽죠?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단어 그대로 두부가 콩으로 만들어지니까 그래서 콩이랑두부랑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콩이랑두부랑에서는 정통 한식으로 정성스레 준비한 상차림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본래 한식 한 상에는 넉넉한 인심과 정이 담겨야 한다는 정서가 깔려 있잖아요. 한식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히 반찬 가짓수가 많아지고 다양하게 채워진 것 같습니다.”
 
인심이 가득 담긴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남도 꼬막비빔 황태조림 보쌈 두부 비지찌개 청국장찌개 직화불고기 샐러드 두부전골 계절 반찬 등으로 풍성하고 다채로운 구성이다. 먼저 남도 꼬막비빔은 짠맛을 제거하고 새콤하면서도 쫄깃한 맛을 입혀 바다의 시원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황태조림은 강원도의 황태 요리와는 또 다른 풍미를 지녔다. 단맛의 강약 조절로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제대로 잘 살렸다. 화덕에 구운 황태구이처럼 탄 맛이 전혀 없어 입안에 퍼지는 느낌이 좋고 개운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도톰하니 씹는 맛이 일품인 보쌈은 단짝 무말랭이무침과 함께 상추에 살포시 포개서 싸 먹으니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 없어지고 달콤한 단호박 수분 베이스로 맛을 낸 두부가 그 뒤의 허전함을 기분 좋게 달래 준다
 
기름에 조리해 담백한 불맛을 입힌 직화불고기는 달콤한 육즙을 내며 샐러드나 계절 반찬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콩을 사용한 전통 방식 수제 두부 본연의 깊은 맛이 수줍게 담긴 비지찌개나 청국장찌개는 그야말로 진국이다
 
한껏 배를 채우고 나면 두부전골이 얼큰한 개운함을 선사해 준다. 즐거운 맛의 향연이 펼쳐지니 행복한 아우성으로 퐁당퐁당 젓가락질에 여념이 없다.
 
▲ 최 대표식 한식 한 상 차림으로 상이 가득 채워졌다. △남도 꼬막비빔 △황태조림 △보쌈 △두부 △비지찌개 △청국장찌개 △직화불고기 △샐러드 △두부전골 △계절반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 대표의 2세대 개막
 
20세 때부터 요리를 시작했는데 제가 올해 42살이니까 요리를 시작한 지 햇수로는 22년째가 되었네요. 대학에서 조리 관련 학과를 전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 계통에 종사하게 됐습니다. 콩이랑두부랑은 1세대인 부모님으로부터 이어지면서 가족 승계 사업이 됐는데 어머니가 두부 관련 업종으로 첫 창업을 하셨습니다. 저희만의 자랑이라면 수작업으로 두부를 제조한다는 것인데 선대인 할머니가 어머니께 조리 방법을 전수하신 맛이 그대로 전통이 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콩이랑두부랑은 1세대 부모에서 2세대인 최 대표로 세대교체를 끝냈다. 최 대표의  부모님은 여전히 식당에 애정이 가득해 날마다 출근을 하지만 주방에서의 조리는 최 대표가 전담해 맡고 있다.
 
아무래도 창업 1세대와 달리 2세대로 전환되면서는 이전 세대가 구축해 가꿔 놓은 부분도 지켜야 하니까 그만큼 책임도 막중해지잖아요. 군대에서 제대한 후 근본부터 배우고 시작하기 위해 타 업장에 취직해 현장 경험도 쌓고 여러 가지 공부도 했습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서 콩이랑두부랑으로 와서 본격적으로 2세대 가업을 잇게 된 것이죠. 그런데 1세대 어머니 때와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2세대에 와서는 시대의 흐름에 접목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최 대표는 시대가 변화한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고 했다. 
 
변화한 시대에 발맞춰 변화한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도 물론 했고 온라인 강세라는 추세에 맞게 온라인을 활용해 식당을 알리기 위한 준비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한 번 찾아 주신 고객이 재방문하실 수 있도록 기존 음식의 맛을 재정비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 적당한 칼칼함으로 개운한 뒷맛을 내는 두부전골 요리. ⓒ스카이데일리
 
두부 감별법
 
두부를 활용한 한식 요리를 만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런데 최 대표는 같은 두부 요리라도 건강한 두부 요리는 따로 있다고 했다.
 
편리하니까 팩 두부라고 공장에서 생산된 시판 두부를 많이 활용해 요리합니다. 일반적으로 두부 요리는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데요. 그런데 수입 두부를 활용하는 식당은 같은 두부 요리라 해도 건강한 음식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수제 두부와 식감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요. 공장에서 찍어 낸 두부는 대부분 수입 두부거든요.”
 
두부 요리 전문 사업을 처음 출범시킨 어머니도 그렇고 대를 이은 저도 두부에 워낙 관심이 많아서 우리 집에서 두부 요리를 선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두부로 건강을 추구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환상적인 궁합을 만들어 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두부의 맛은 한 지붕 아래 함께 사는 세대 간에도 차이가 있다. 
 
선대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두부지만 어머니의 두부와 제가 만든 두부가 다른 점은 어머니 두부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 같은 하얀 두부인데 제가 만들면서부터는 기존 방식에 단호박을 첨가했어요. 선대만의 훌륭한 레시피를 보존하되 발전시키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일단 두부에 단호박이 첨가되면 두부의 전체적인 풍미가 확 변하게 됩니다. 일례로 어머님 두부에선 콩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면 제 두부에는 단호박이 추가되면서 단호박 고유의 단맛이 두부에 배어 감칠맛이 나고 단호박이 품고 있던  수분을 두부가 그대로 머금게 되죠.
 
창업 1세대에서는 사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2세대에서는 익히 알려진 두부라는 국한된 맛에서 벗어나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더 훌륭한 배합을 탄생시키는 등의 도전적인 부분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부 전문 요리점을 찾아 주시는 손님 가운데서도 두부를 활용한 보다 전문적인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콩이랑두부랑은 현재 이런 부분에 관해 연구 중인 단계에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제 외식사업으로 충분히 성공 신화를 써 냈다 자부해도 될 만큼 식당을 키웠다. 하지만 그간 고초가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이라며 일련의 크고 작은 어려움이 지금의 자립을 이뤄 낸 것이라고 했다.
 
외식업이 그려 갈 미래
 
기본적으로 장사라는 건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워낙 변동성도 많은 데다가 꾸준할 수가 없습니다. 인건비 상승이나 고물가 상황에서 버텨야 했고 코로나19 같은 사회적인 대형 악재도 거쳐 갔고요. 여러 가지 풍파 속에서 사업을 22년째 이어 왔다는 자부심과 함께 어머니의 모든 것이 담긴 사업을 제가 이어받은 만큼 잘 지켜야겠다는 사명감도 큽니다. 또 백년가게로 선정된 만큼 차후에는 가족이나 친척을 통해 3세대 승계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그만큼 제가 요리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또 제 방식으로 이끌어 갈 2세대 콩이랑두부랑에 애착이 커진 것이겠지요.”
 
여러 가지 역경을 헤치고 이제 좀 화려한 무대에서 빛을 보고 있다고 하면서도 최  대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외식 산업의 사정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했다.
 
외식업은 제가 현업으로 종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외식업은 기본적으로 특별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고도 창업할 수가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도전장을 내밀지만 시장은 경쟁업체로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황입니다. 신선한 요리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을 들이는 진심만으로 통하는 세상은 이미 끝났어요. 이제 마케팅 방식에 따라 맛집으로 이름이 나고 명성을 떨치는, 이른바 돈을 들인 만큼 장사가 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요즘엔 맛있는 식당을 찾고 싶으면 핸드폰을 먼저 켜잖아요. 정말 좋은 식재료를 쓰고 실력을 닦아 전문적인 맛을 내는 식당도 마케팅 전쟁에서 도태되면 사업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외식업으로 간판을 걸고 식당을 운영한다면 단 하나의 메뉴라도 직접 만들고 식당이 가진 확실한 정체성이나 전문성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개별 사업장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넓게는 외식업 전체 발전에 기여하고 업장에서도 성황을 이룰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으로 장사를 하고 싶은 예비 외식 종사자에게 행복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홍보에 열혈을 쏟는 에너지를 줄여 좋은 음식을 만드는 데 더 큰 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말 순수하게 음식을 좋아해서 마음을 담아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 하는 자영업자가 좀 더 많이 수면 위로 나타나 큰 사랑을 받는다면 외식업자의 주머니로부터 과도하게 빠져나던 마케팅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자영업자는 마케팅으로 소진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소비자에게서 받던 높은 음식 가격을 낮추며 동반 상생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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