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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윤석열 대통령에 필요한 건 ‘덧셈 정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5 00:02:40
 
▲ 황종택 주필
윤석열 대통령은 과연 안정적 국정 운영을 해나갈 수 있을까. 취임 후 줄곧 국정 지지율 30%대 박스권에 갇힌 데다 22대 총선에서 ‘반윤(反尹) 심판’으로 거대 야당이 탄생했다.
 
총선 패배의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사직서를 냈고, 국무총리도 사의를 표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정·대의 대폭적인 개편과 국정 기조  변화가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의 지도력이 요청된다. 역사에서 길을 찾아보자. ‘한비자(韓非子)’는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더불어 동서양을 대표하는 통치술의 명저로 꼽힌다. 제대로 된 군주라면 법(法)·술(術)·세(勢)라는 세 가지 통치 도구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한비자는 주문한다. ‘법’은 나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원칙을 뜻한다. ‘술’은 신하들과의 소통 능력으로서 인사 정책을 의미한다. ‘세’는 군주만이 갖는 권세로서 통치력, 요즘말로 거버넌스다. 하나같이 모두 중요한 덕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보자.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자신이 검사가 아니라 국정 최고지도자 곧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할 것 같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덧셈 정치를 끊임없이 지향하는 것이다.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을 넘어 야당 후보를 찍었던 국민까지 기대하게 할 수 있는 포용과 화합의 정치를 펴야 한다. 검찰 재직 시 가깝고 편하게 지내던 측근은 멀리하는 게 옳다.
 
정치적 공과의 논란이 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십 년 간 그를 위해 희생하고 고초를 겪었던 동교동 가신들을 2선으로 물리고 오히려 이종찬 국정원장과 김중권 비서실장·강인덕 통일부 장관 등을 발탁함으로써 지역 화합, 진보·보수 포용의 정치를 시도했다.
 
덧셈의 정치는 또한 쓴소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큰 정치로 확장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충언을 내치고 ‘홀로 59분’ 말하면 대통령실은 예스맨으로 가득 차게 된다. 대통령이 쓴소리를 내부 총질로 인식하는 순간 실력 없는 핵관들의 줄세우기 정치가 횡행하고 민심은 떠나게 마련이다.
 
검찰 출신보다는 정치적 내공이 있는 조력자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걷어 내고 물리치는 배제와 결별의 정치가 아니라 비판을 받아들이고 충심의 직언을 수용하는 포용 정치에 익숙해야 한다. 예로부터 성군과 암군의 차이는 충신과 간신을 구별해 보는 데서 출발했다. 군주에게 아첨하고 비위만 맞추는 간신과 군주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충신을 제대로 구별하는 게 현명한 군주의 필요조건이었다.
 
그동안 대통령실이 대통령의 비위만 맞추고 지시만 이행했다면 올바른 대통령실의 기능은 상실된 것이다. 그렇다. 지도자를 모시는 참모의 할 일은 많다.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지도자가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도록 보탬이나 뺌이 없이 민심을 전하고 보좌하는 일이다. 물론 ‘입바른 소리’를 하다가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심 없는 직언은 모시는 ‘주군’을, 아니 몸담고 있는 조직과 국가를 구하는 ‘명약’이 되곤 한다.
 
중국 동진시대 갈홍이 지은 ‘포박자(抱朴子)’는 “도끼로 맞더라도 바른 길로 가도록 간하며, 솥에 넣어서 삶아 죽이려 하더라도 옳은 말을 다하는 게 충신(迎斧鉞而正諫 據鼎 而盡言 此謂忠臣也)”이라고 가르쳤다.
 
관건은 윤 대통령이 단행하는 인사다. 강성 충성파보다 온건하고 국민친화적인 ‘소통파’를 두루 등용하길 기대한다. 전제가 있다. 시시콜콜 지시하는 만기친람을 벗어나야 한다. 전문성·성실성·도덕성이 의심되는 인사는 애당초 쓰지 말고, 발탁했으면 의심하지 말고 믿고 맡기라(擬人不用 用人不疑)고 하지 않았던가. 정치의 대상은 ‘신하’가 아니라 국민이다.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읽는 것을 계기로 윤 대통령도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기회를 갖길 기대한다. 대통령실의 역할 미흡과 집권 여당의 갈등 상황도 현명하게 극복해 내는 모멘텀으로 작동한다면 오히려 남은 임기 3년 내내 양약이 될 것이다.
 
여론은 변화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여론의 경고와 민심의 질책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쓸데없는 오기다. 총선 참패에 주눅 들지 말고 이제 윤 대통령은 포용과 화합과 덧셈의 덕목 실천을 통해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의 엄중한 역할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담보하는 기회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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