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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까딱하면 ‘반도체 주도권’ 경쟁국에 뺏길 수 있다
타이완 대지진으로 TSMC 타격 반사이익 기대감
삼전 분기 영업익 6조6000억 원 ‘어닝 서프라이즈’
미·일·EU·인도 파격 지원 vs 韓 소극적 ‘먹구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9 00:02:02
전 세계가 ‘첨단산업의 쌀’ 반도체를 무기로 삼는 경쟁 시대다. 반도체산업은 경제뿐 아니라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이다.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개념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현실에서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타이완에 25년 만의 대지진이 덮치면서 산업계에도 후폭풍이 일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 1위인 TSMC는 물론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마이크론의 공장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우리 기업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애플이나 퀄컴·엔비디아 같은 회사들이 대만 한쪽에 너무 의존하면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업체와 더 협력해야 한다며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할 당위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침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반등을 시작했다. 메모리반도체의 업황 회복과 갤럭시S24 판매 호조로 올해 첫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6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31.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가 컨센서스인 5조여 원을 2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마냥 기뻐할 순 없다. 문제는 이 같은 호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이다.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미·일뿐 아니라 반도체산업의 변방인 유럽·인도까지 공장 건설 비용의 최대 70%까지 지원하는 파격적인 보조금을 앞세워 세계 반도체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반면 한국은 보조금 없이 세금 혜택을 주는 지원책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일본은 ‘반도체 부활’을 위해 2022년 도요타·키옥시아·소니·NTT·소프트뱅크·NEC·덴소·미쓰비시UFJ 은행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뭉쳐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이달 초 보조금 5900억 엔(약 5조27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3300억 엔(약 3조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5조 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더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산업 부활을 위해 18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편성했다.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면 투자금의 최대 50%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라피더스는 수조 원대 보조금을 등에 업고 2027년부터는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반도체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인텔에 약 200억 달러(약 26조8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보조금과 대출을 지원한 데 이어 조만간 미국 내 삼성전자·TSMC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후발주자인 유럽과 인도는 각각 62조 원·13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마련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에 나섰다. 인도는 공장 건설 비용의 최대 70%를 캐시백 해 준다.
 
이에 비해 우리는 직접 보조금 지급에 소극적이다. 한국은 대기업 특혜 논란으로 투자비에 대한 15% 세액공제 이외에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는 우리 산업의 핵심이고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경제 근간이다. 한국 반도체가 ‘왕좌’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세제 혜택 확대 등이 절실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개혁과 지원이 미비할 경우 해외로의 공장 이전은 물론 다른 나라들에 반도체 주도권을 뺏길 수 있음을 직시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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