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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옥의 열사일침(烈士一鍼)] 충절과 포용의 ‘금남정맥’ 기슭 사람들
정창옥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4-08 06:30:40
 
▲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달려온 민족정기는 부귀산(808m)에서 사지앙천(蛇之仰天), 즉 뱀이 하늘을 우러르는 명당자리를 내려 주고 금강·섬진강·만경강 등 삼파수(三波水)의 분수령인 주화산(565m)에 이르러 금남정맥(錦南正脈)과 호남정맥으로 의좋게 나눈다.
 
금남정맥은 노령산맥의 주 능선을 이루는 최고봉으로 구봉산(1002m)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운장산(1126m)으로 우뚝 솟아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수많은 봉우리에서 쏟아 내는 물줄기가 용담호(龍膽湖)로 스며들어 전주·익산·군산·김제와 군산·장항 산업기지 등 300여만 명에게 5억여t의 생명수를 공급한다.
 
한달음에 내달려 월성봉·천등산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능선을 형성한 대둔산(878)에 당도한 민족정기는 6에 이르는 화려한 기암괴석들을 신들린 솜씨로 빚어 충북과 전북의 지역적 이질감을 중화시킨다.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대둔산 마천대 바위꽃이 저 멀리 충청 최고봉인 서대산(904m)과 천태산(715m)·진악산(734m)과 더불어 충청 내륙을 살찌운다.
 
금남정맥엔 특히 일찍이 오랑캐와 왜구의 침입을 예견하고 ‘10만 양병설을 주창한 율곡 선생의 충정을 외면한 선조가 임진왜란을 당했을 때 금산을 장악한 15000명의 왜병과 맞서기 위해 나섰던 의병들의 기개와 충의가 스며 있다. 선봉장 조헌 선생 휘하의 의병 700명과 영규 대사가 이끄는 800명의 승군(僧軍)이 ()라는 글자에 부끄러움 없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싸우다가 장렬하게 산화한 1500의총의 충의로움을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진악산과 철마산 기슭에 두어 천하의 귀감으로 삼는다.
 
거침없이 북으로 달리던 금남정맥은 논산의 깃대봉과 함박산에서 잠시 머문다. 660년 백제의 명운이 풍전등화가 되어 꺼져갈 때 신라 김유신 장군이 이끄는 5만 명의 병사가 쳐들어오자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역모로 처단될 수밖에 없는 사비성의 정치적 현실을 깨닫고 처자식의 목을 베고 5000명의 결사대로 최후를 맞이한 백제의 진정한 싸울아비계백장군의 충의가 서린 황산벌의 기억을 안타까워하는 것일까.
 
 
민족정기는 북으로 달려 도공의 신들린 솜씨로 계룡산(845m)을 빚는다
1500년 전 당나라 상원대사는 계룡산 삼불봉 아래에서 수도하다가 큰 범 한 마리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는다. 목구멍에 걸린 인골을 빼 주자 그 범이 며칠 뒤 함박눈이 내린 날 어여쁜 처자를 물어다 놓고 가는 것이 아닌가. 상원대사가 불심으로 지극정성 간호하자 축 늘어졌던 그녀가 깨어났다. 그녀는 경상도 상주읍의 지체 높은 김화공의 딸이었다. 상원대사는 이듬해 그녀를 상주로 데려다준다. 그러나 상원대사에게 이미 마음을 빼앗긴 그 처자는 부부의 연을 맺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윽고 상원대사의 청정한 불심과 대덕(大德)을 깨달은 처자는 부부는 아닐지라도 남매의 연을 맺자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청량사(淸凉寺)를 짓고 평생을 함께하다가 영원한 서방정토(西方淨土)로 함께 떠나갔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대덕의 부동심과 백설처럼 순결한 처자의 발원력, 비록 금수(禽獸)라 할지라도 결초심을 잃지 않은 산중호걸의 기연(機緣)이 조화를 이룬 계명정사 오누이탑은 만백성에게 큰 덕을 쌓은 대덕의 불심을 깨우쳐 주는 충청의 으뜸이지 않은가.
 
나라에 큰 변란이 생겼을 때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로 꼽히는 계룡산 삼불봉(777m)을 축으로 서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금남정맥은 허벅지살을 베어 부모님의 병을 낮게 한 효자 향덕의 효심이 흐르는 효가리 혈흔천을 굽어 살피고, 수양대군의 계유정란으로 두 아들과 함께 격살당한 명신 김종서의 충절이 깃든 공주를 에두르다가 백제의 슬픔이 스민 부여의 부소산으로 달려가 3000 궁녀의 절개가 꽃으로 환생한 낙화암의 비애를 어루만지며 백마강 기슭에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22대 총선 3일 전, 경실련은 국회의원 후보 952명 중 305명이 전과자라며 한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6%, 국민의힘은 20%가 전과자다. 국회의원 후보 3명 중 1명이 전과자라는 것은 세계가 손가락할 치욕스러운 사실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거기다 추악한 범죄 행위로 형이 확정된 범법자들이 당을 창당하고 한 표 달라는 추태 앞에서 국민은 절망한다.
 
백두대간 금남정맥의 정기를 받아 장수·무주·진안·완주·논산·금산·영동·대전·옥천·보은·청원·연기·공주·청양·부여·서천·익산·군산 등을 유유히 흐르는 금강(錦江). 긴 여정에도 급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크고 작은 400여 개의 하천을 품고 천리를 흐르며 여유와 겸손함으로 만백성을 보듬는 포용의 강. 분지와 평야를 펼쳐 농산물의 보고(寶庫)가 되고 산과 만나 외침의 방벽이 되고 바다와 만나 더욱 풍성한 자원을 선사하는 풍요의 강.
 
금강은 강의 흐름으로 내륙과 바다가 통하면서 기술과 물자·사상과 문화가 융합하여 개방과 진취적인 교류를 통해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소통과 창조의 강이다. 충청인은 금강을 통해 자연과 살 부비며 오랜 시간 조화와 상생의 길을 걸으며 온화한 품성·섬세한 기교·여유와 포용의 정신을 삶의 가치로 여기며 백제의 미소와 함께 대대손손 살아 왔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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