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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이 기자의 책캉내캉] 1992년 출현한 조선 성리학의 망령 ‘조선, 민국 600년’
위선적 명분론 일삼는 종북좌파와
또 다른 조선 ‘북한’의 실체 해부
조선, 민국 600년/ 남정욱·장원재 저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3 17:06:48
  
▲ 문민정부의 허상을 꼬집는 '조선, 민국 600년'
 
조선은 참 구질구질하게 망했다. 뜬금없이 이름을 바꾸더니 외교권을 상실하고(1905) 군대를 해산한 끝에(1907) 마지막으로 사법권을 내주면서(1909) 지리멸렬한 최후를 맞았다.”
 
남정욱·장원재의 조선, 민국 600’(북앤피플)이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리학을 기반으로 출발한 조선의 실체를 고발하는 동시에 여전히 성리학적 향수를 버리지 못해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586 세력을 비판한다.
 
망한 조선에서 탄생한 위대한 대한민국
 
성리학은 송나라 주희가 조국이 야만인들에게 짓밟히는 현실을 정신적으로 이겨내기 위해 고안한 학문이다. 주자학파는 비록 힘은 약하나 도덕과 정통성은 자기들에게 있다는 정신 승리의 정신으로 일관했다. 성리학을 받아들인 조선의 입장도 이와 같았다.
 
수십 년 간격으로 왜나라와 여진족에게 국토가 털렸지만 이 또한 하늘의 뜻이 아니며 언젠가는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는 극강의 정신력으로 이를 참아낸 것이다. 놀라운 것은 망국에도 불구하고 성리학은 살아남았고 지금도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고려 말기 원나라로부터 성리학을 도입해 우리나라 1차 성리학 시대를 연 안향 선생. 소수서원
 
저자는 조선 시대를 통틀어 왕권이 강했던 시기로 태종·세조·숙종 때를 꼽는다. 그리고 군주는 아니지만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대원군 이하응을 여기에 추가한다. 이 네 시기를 제외한 나머지 시기는 성리학 기반의 사대부가 꽉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이 문을 닫으면서 2차 성리학(1차는 도입기의 고려 시대 성리학)의 수명도 끝이 나지만 유전자는 그대로 살아남아 3차 성리학 시대를 열어젖힌다. 그 주역이 바로 1992년 김영삼 문민정부 때부터 등용되기 시작한 386세대다.
 
신 사대부 38620세기 스타일 사농공상의 질서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사족의 지배를 공고화하는 작업에 들어갔고 현재 2024년 고위관리직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 조선 초기 우리나라 2차 성리학 시대를 열어젖힌 정도전. 경기도
 
한편 저자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한국이 정신 승리의 나라 조선을 딛고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성취와 성공을 일궈낸 것은 정치인의 능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승만이 한 일도 위대하지만, 하지 않은 일도 위대하다. 무엇보다 이승만은 북한에 항복하지 않았다. 침공한 북한군은 막강하고 우리는 싸울 힘이 없었다. () 미국의 지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패전은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그는 항복 대신 결전을 택했다. 정보가 부족하고 서로 엇갈리는 정보가 올라오는 상황에서도 그는 원칙을 지켰고, 위기를 관리했고, UN군의 참전을 이끌어 내 대한민국을 살렸다.”
 
이승만에게는 자유민주국가를 만들고 국군을 70만 대군으로 증강하고 한미동맹을 체결하고 문맹을 퇴치한 공로가 있다. 또한 교육개혁·토지개혁·농지개혁을 단행해 박정희가 일할 바탕을 만들어 주었다.
 
박정희는 대한민국이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탈바꿈해야 미래가 있다고 봤다. 굶어 죽는 사람을 없애고 숙명적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공업적 생산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확신했다. 중화학공업 육성·고속도로 건설·제철소 설립·월남 파병·중동 특수 등 박 대통령 시기의 역사적 결단은 거의 다 성공했다.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선진국으로 도약한 배경이다.”
 
만방에 드러난 좌파들의 허위의식
 
80년대 운동권이 입만 열면 하던 이야기가 있다. 스크린(Screen)·스포츠(Sports)·섹스(Sex)‘3S 우민화 정책이다. 이 세 가지가 전 국민을 우민화한다는 것인데 지금은 아무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가 없다.
 
영화는 이미 좌파들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으며, 스포츠는 1000만을 헤아리는 팬층이 두려워서일 것이고, 섹스는 왜일까? 그 답은 좌파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시 3S를 부르짖던 사람 중 누가 반성했다거나 참회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십() 선비들의 유구한 행동양식이라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 386세대는 1987년 ‘6월 항쟁’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화 '1987' 포스터
 
저자는 좌파 상업단체들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택적 선별력에 대해서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가장 나쁜 점과 북한의 가장 좋은 점을 억지로 골라내어 이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다. 대한민국은 잘못을 지적하면 돈을 내는 사람이 있고, 북한은 아무리 잘못을 지적해 봐야 돈을 내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마디로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이들이다. ‘생각은 좌파처럼 생활은 우파처럼(thinking left living right)’ 영위하는 사람들과 주체사상이라는 사이비 종교의 포로가 된 자들은 결코 북한 인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조선보다 더한 신분제 사회 북한
 
중국 대학생들은 코로나19 대유행 방역 철폐를 외치며 백지시위라도 펼쳤지만 북한에서는 이조차도 불가능하다. 북한이 현재 행사하는 국가폭력과 처벌의 강도를 생각할 때 시위는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알렉시스 토크빌을 인용해 시위는 절망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가질 때 하는 것이다. 프랑스혁명부터 러시아혁명·미국의 인권 혁명까지 모든 시민운동에서는 희망을 가진 시민이 저항했다고 밝힌다.
 
아울러 북한식 위선적 명분론은 전근대적 조선왕조 지배 이념의 현대적 변용이라고 폭로한다. 북한은 조선의 이기철학을 국가의 근본 이데올로기로 정식화해 (조선)가 주재하면 우주가 평안한데 어찌 기(서양)가 주재자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또 북한 정권은 인간의 생명은 ’, 사회정치적 생명은 로 구분하면서 이때는 후자를 앞에 둔다. 사회정치적 생명이란 어버이 수령에게 부여받는 것으로 로 사는 이야말로 국가의 주인이라고 강조한다.
 
“2024년 현재 아직도 북한이 좋다는 사람이 있다. 그들이 주구장창 내세우는 근거가 있다. 북한은 주택·의료·교육이 무상인 지상천국이며 다소 가난하지만 모두들 인간답게 살고 있는 사람 냄새나는 곳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답게라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1990년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절 80~300만의 북한 주민이 굶주려 죽었다. 굶다 못해 개··쥐 심지어 사람도 잡아먹었다.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가장 놀라는 게 전기와 수도다. 공짜라는 북한 전기는 하루 3시간 사용이 맥시멈이다. ‘배려 전기라고 해서 명절에 조금 길게 주는 정도다. 수돗물은 거의 나오지 않아 공동우물이나 강가에서 자체 조달해야 한다.
 
조선에서 출사·출세가 오직 양반들에게만 부여된 특권이었다면 북한에서는 봉건적 신분제보다 훨씬 더 강고한 토대가 발목을 잡는다. 개인의 능력은 절대 토대를 넘어서지 못한다. 농장원의 자녀는 농장 일을 해야 하며 광부의 자녀는 광부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대학 진학이나 입당이 불가능하다.
 
반면 김씨 일가와 관련 있는 백두혈통은 개인의 능력과 상관 없이 특권적 지위를 누린다. 공부를 못해도 좋은 대학 가고 권력 기관에서 간부로 일한다. 북한은 조선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은 신분사회인 것이다.
 
한민족은 100년이 넘는 근현대사에서 끊임없이 좌절했다가 일어나고 또 좌절했다가 일어난 민족이다. 바닥까지 떨어졌다가 선진국으로 올라섰다는 것 자체가 현대사의 신화(神話)이자 동화(童話) 같은 성공담(成功談)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아울러 정신승리의 왕국인 북한을 하루빨리 해체하고, 위선적 명분론이 아닌 실천과 실질의 세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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