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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양무운동과 시진핑 군사력의 뫼비우스 띠
중국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군 실태 재점검해야
군은 국가 존립의 최후 보루… 강력한 응집력 필요
민족 웅비의 큰 그림 그릴 지도자 나와야 한다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3-22 06:31:3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한림국제대학원대 겸임교수
‘당나라 군대’라는 말이 있다. 훈련이 제대로 안 된 오합지졸 군대를 비하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 표현의 어원은 여러 설(說)이 있으나 역사적으로 ‘당(唐)’은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였기에 그 자체로 중국을 의미하는 데다 실제 전투 상황이 되면 무기까지 버리고 도망가기에 급급한 인해전술 이외 별다른 전술도 없는 중국인 군대를 풍자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11일 종료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주목을 끈 대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중국 군사력의 실체와 문제점에 관한 것이었다. 중국 군부 내 서열 3위이자 ‘중앙 군사위’의 부주석인 허웨이둥은 “군의 가짜 전투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이 주석을 맡을 만큼 그 권위가 높은 중앙 군사위의 부주석이 중국 군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 되었다.
 
이미 1월6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군 지휘관들이 미사일에 들어가는 값비싼 액체연료를 몰래 팔아먹고 있어 서부 사막지대에 배치된 미사일 액체 연료통이 물로 채워져 있었고, 핵미사일 사일로(지하 격납고)의 덮개마저 고장 나 있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를 증명하듯 2023년 7월 우궈화 전 로켓군 부사령관이 자살했으며 곧이어 리상푸 국방장관·리위차오 로켓군사령관·우옌성 중국항천과기그룹 회장 등 군과 방산업계 고위인사 20여 명이 연이어 숙청됐다. 이와 관련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의 잘못된 무기구매 관행이 군사 장비의 부실화를 가져왔으며 성과만 부풀린 거짓으로 가득 찬 훈련이 결국 전투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 근본적 원인은 ‘군 고위층의 부패’라고 지적했다.
 
이는 그 연도와 대상자의 이름을 표시하지 않는다면 19세기 말 청(淸)의 ‘양무운동(洋務運動·1860~1895년)’ 당시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법한 일이다. 양무운동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서양과 같은 근대화를 이룩하자고 시작한 ‘근대 자강운동’으로 특히 최신무기 제조 기술을 도입하여 중국군의 군사력 증강을 이루고자 한 정책이었다.
 
청 정부는 1865년 ‘강남기기제조총국’과 ‘금릉기기국’을 설립하여 포탄·화포·기선(機船)을 생산했고 1866년에는 ‘푸저우선정국’을 신설, 윤선(輪船·바퀴 형태의 추진기를 회전시켜 움직이는 배)도 건조했다. 1867년부터는 ‘톈진진기기국 군화기기총국’을 세워 포탄과 화약 생산량을 늘렸다. 이 기간 동안 건립된 군수공장만 무려 25개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1881년에는 뤼순에 현대화된 군항을 만들고 1884년에는 서구에 대항하고자 북양함대·남양함대·복건함대도 편성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10년 후인 1894년 7월25일 청군은 청일전쟁(1894.7.25.~1895.4.17.)의 서막을 알리는 서해 아산만 인근 해역의 ‘풍도해전’에서 일본 해군의 기습을 받아 괴멸당하고 곧이어 9월17일 압록강 근해 ‘황해 해전’에서 완패한다. 단순히 일본제국 해군이 뛰어났다기보다는 청(淸) 해군에 근본적 문제점이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과 같이 심각한 관료들의 ‘부정부패’였다.
 
대표적 예로 청(淸) 군함에서 발사한 포탄이 일본 군함의 마스터(돛대)에 명중했는데도 폭발하지 않고 박혀 있었다. 일본 해군이 조심스럽게 분해해 보자 포탄 안에는 작약(폭약)은 없었고 그 대신 조와 수수가 채워져 있었다. 작약을 팔아먹고 그 무게를 맞추려고 곡물을 넣어 놓은 것이다. 청(淸)의 군사력 증강의 실상은 그 뿌리부터 썩어 있었으며 수년 후 러일전쟁에서도 패하고 만주국으로 축소되었다가 마오쩌뚱의 중화인민공화국에 흡수되어 버린다.
 
그간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라는 몽상 속에서 양성된 중국 군대와 신형 무기들은 그들 스스로 인정했듯이 ‘가짜 전투력’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 무기들의 결함이 드러났으며 러시아 무기를 복제한 값싼 중국산 무기를 도입했던 많은 국가들은 이제 더 이상 중국산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도 그 증거다. 미국과의 군사 대결, 좁게는 A2AD(Anti-Access·Area Denial·反접근·지역거부) 전략을 표방하며 서태평양 권역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던 중국 정부로서는 크나 큰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절대 권력’을 추구하는 전체주의와 공산주의는 반드시 부패한다. 공산당의 최고 책임자인 주석은 연임하지 않는다는 규칙까지 깨 가며 1인 독재 시스템을 구축한 시진핑의 최후와 중국의 종말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양무운동을 했으나 결국은 멸망할 수밖에 없었던 청나라처럼 말이다. 어찌 보면 이 또한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큰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설계할 의지를 가진 이승만 같은 국가 지도자를 또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그런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우리 세대에서 ‘요동의 고토’를 회복하게 될지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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