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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한 달 넘어’… KAI 자료유출 시도 때늦은 수사 의뢰
“증거인멸 시간 벌어준 셈” 지적… 방사청 “수사해봐야”
‘어떤 자료 유출됐나’ 묻자 “유의미하지 않다” 축소 급급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2 19:25:37
▲ ADEX 전시장의 국산 전투기 KF-21. 지난해 10월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아덱스(ADEX) 2023‘ 행사장에 국산 전투기 KF-21이 전시됐다. 성남=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한국형 전투기 ‘KF-21’ 자료 유출하려다 적발된 사건이 경찰 수사로 전환됐다. 방위사업청·국군방첩사령부·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팀이 조사를 진행한 지 35일 만이다. 주무부처는 경찰수사에 맡기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힐 뿐 유출을 시도하려던 군사기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경호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사항들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사로는 분명 한계가 있기때문에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라 판단했다그래서 그런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상남도 사천 KAI 본사에서 근무하던 한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KF-21 개발 과정에 관한 자료 등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다수를 외부로 반출하려다 적발됐다. 이 기술자는 회사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다가 보안요원에게 제지당했다. 사건 발생 한 달을 넘기며 수사기관에 이첩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 합동조사단은 기밀 유출 관련 조사를 진행해 왔다. 다만, 조사단계에서 압수수색 권한 없이 가제출한 자료 위주로 사실상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건네받아 내사를 벌인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니 기술자가 군사기밀 유출 등 방산기술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찰은 강제수사를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A씨 거주지에 있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에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수사 의뢰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동조사단의 조사단계에서 A씨의 거주지에 대해선 접근할 수 없어 증거인멸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최 대변인은 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사건이 발생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수사 의뢰를 하지 않으면 증거가 인멸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심도 있게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만 에둘러 답했다.
 
▲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합조단 조사에 협조해온 KAI는 군사기밀이나 법에 저촉된 자료의 흐름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USB 내 수천 건의 자료 중 유의미한 내용은 극히 일부라는 취지의 자체 조사 보고서를 조사단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USB와 관련해 KAI가 사태 축소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혹도 제기된다. 관건’은 USB인데 과연 반입이 불가한 미등록 USB가 내부로 들어온 경위를 방사청이 몰랐겠냐는 의문이다. 군기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등록이 안 된 USB는 내부 컴퓨터에서 인식이 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니 기술자가 USB에 자료를 담았다는 것은 내부 조력자가 건넨 USB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일단 KAI는 이에 관해서 함구하고 있다.
 
USB에 담긴 자료의 성격에 대해서도 최 대변인은 합조단 조사 결과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됐다고만 답변했다.
 
앞서 우리 정부와 인니는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8000억원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4.5세대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KF-21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인니 전체 사업비의 20%17000억 원을 투자한 뒤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인니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인니 정부는 분담금 지급을 미뤄왔다. 지난해 미납금 약 1조 원 가운데 1000억여 원만 납부했다. 그러나 개발사업은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를 주무관청인 방위사업청이 미온적으로 대처한 사실이 드러나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KAI 인니 자료 유출 논란까지 빚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방위사업청의 KF21-인니 공동개발 사업의 신뢰가 완전히 깨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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