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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정치의 목적 잊은 한심한 정치인들
정치인 핵심 덕목은 올바른 철학과 국가관
정도를 잃은 정치판, 근본적 변화 필요하다
국민교육헌장 문구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2-23 06:31:3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한림국제대학원대 겸임교수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준석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의 결합은 한국 정치의 암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결국 이들의 동거는 11일  만에 끝났다. 그리고 그 사이 개혁신당은 정당 지원비 6억 원도 챙겼다. 반드시 환수해야 할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다. 당 대표 출신들도 이런 지경인데 일반 의원들은 어떠할까? 탈당·복당·당적 변경 등 마치 스포츠 구단의 연말 선수 트레이드를 보는 것 같다. 아니 이를 능가하는 아주 파렴치한 수준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우파 정당에 있던 자가 좌파 정당으로 가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행하는 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이언주 전 의원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이적을 반복하더니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다. 철새 정치인이라고 부르기에도 한심할 지경이다. 조회 수를 올리려고 ‘어그로(Aggro·관심 끌고 분란을 일으키기 위해 자극적 글을 올리거나 악의적 행동을 하는 것)’ 끄는 3류 유튜버 수준에 불과하다.
 
도대체 우리나라 정치판은 왜 이 모양일까? 민주주의는 정당, 즉 ‘대의민주주의(代議民主主義)’를 근간으로 한다. 대의민주주의란 말 그대로 주권을 가진 국민의 ‘대리자’를 선출하여 정치를 행하는 것으로 아테네에서 시작되었던 초기의 직접민주주의가 아닌 간접민주주의의 형태다. 중국·북한·아프리카 제3 세계 국가들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채택한 민주주의 제도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가진 ‘대리자’들은 자신을 선출해 준 지역구 주민을 대신하여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다. 오직 자신의 영화를 위해 취업한 직장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정치 현실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정당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조차 분명치 않고, 국회의원은 오직 자신의 정치 생명 유지 즉 ‘중단 없는 월급’에만 초집중하는 황당함을 보인다.
 
정체성도 없이 이합집산에만 매몰되어 있는 2024년 정치판은 오직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여의도를 ‘갈라파고스 군도’라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다. 인간 세상에서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이라고 정의되는 만큼 국회가 ‘하급 인간’의 집합소가 되어 권력을 행사해선 절대 안 된다.
 
어찌 보면 1948년 건국한 이래 76년이 지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국가는 외적 요인보다 내부 분열로 멸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악의 조건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설이라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을 성공시킨 이승만 대통령, 북한의 도발 속에서도 국가 안보를 굳건히 하며 눈부신 경제 발전을 성공시킨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지나왔다. 그리고 그 시대를 이끌었던 세대들이 서서히 사라져 가면서 국가 정체성과 정치의 수준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결국은 국가와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채 오직 권력만을 탐하는 저급한 자들이 불나방처럼 정치판으로 끊임없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보수(保守)와 수구(守舊)를 구분조차 못하는 보수정당의 국회의원들, 이들에게 ‘보수’란 과연 무엇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보수주의란 수구가 아닌 ‘기존 사회 체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정치 이념’이다. 극단적인 진보를 주장한다거나 진보 자체를 부정하는 정치사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급진적 변화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인들 주장을 들어 보면 이 사람이 보수정당의 의원인지 진보정당의 의원인지 구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로 시작되는 ‘국민교육헌장’은 노무현 정권이던 2003년 11월28일 법적으로 소멸되었다. 1968년 12월5일 발표된 이 헌장은 1960년대 가장 존경받던 ‘철학자 박종훈’과 독립운동가 출신 ‘안호상’ 초대 교육부 장관이 주도하여 만들었다. 즉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 담겨 있었다는 얘기다. ‘자주독립·인류 공영·학문과 기술·소질 개발·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공익과 질서·능률과 실질·경애와 신의·협동정신·자유와 권리·책임과 의무·반공 민주정신·신념과 긍지·새 역사 창조’ 등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잊어버린 모든 게 여기에 다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 헌장의 내용은 지금 보수정당을 칭하는 정당에 소속된 정치인과 국회의원·지자체장·지자체 의원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게 그런 철학이라는 게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국제정치에 대한 분석력도, 역사 인식에 대한 올바름도, 국가안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경제에 대한 혜안도 부재하다. 그저 표심에만 초점에 맞추어져 포퓰리즘에 치우쳐 자신의 일자리 보전에만 여념이 없다. 그래서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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