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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협회장 “게임은 문화… 게이머가 다시 ‘용사님’이 돼야 해요”
대한민국 최초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단체
게임사에 대한 소비자 소송·게임 정책 공개 질의 등 활동
“게임사의 태도 변화·게임 이용자의 태도 변화 둘 다 필요하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2 09:00:46
▲ 이철우(앞줄 가운데) 게임이용자협회 회장와 임원들. ⓒ스카이데일리
 
 
 
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사람의 62.9%가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게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여가 생활 중 하나이자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의 권익에 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최근 몇 년 사이에야 비로소 게임 이용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 최초의 게임 이용자 권익 단체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2021년 트럭 시위에서 시작… 다양한 관전에서 게임 이용자 보호 방안 모색
 
게임이용자협회는 대한민국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 및 게임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단체로 올해 113일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출범했다.
 
 
시작 자체는 2021년 게임 업계 트럭 시위 때부터예요. 소비자들이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서 잘된 적도 있었고 잘 안된 적도 있었는데 이런 시도들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게임 소비자들의 의견 창구 역할을 한다는 취지로 만들었어요.”
 
 
게임소비자협회는 게임 이용자 소송을 주로 담당해 온 이철우 변호사와 게임사에 대한 소송에 참여한 인원들이 주축이 됐다.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올해 초지만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단체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몇 년 전부터 있었다.
 
 
제가 트럭 시위 때 마비노기 소비자 대표를 맡았어요. 다른 게임들도 한창 들고 일어날 때여서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가 게임마다 따로 모여서 이야기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하나의 교섭력이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여론상으로는 협회를 만들 정도는 아니었는데 문제가 계속해서 쌓이고 분위기가 무르익고 나서 결실을 보게 됐어요.”
 
 
 
게임 소비자 운동 대표 외에도 게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은 게임 이용자들도 협회에 참여했다. 이들에게 게임이용자협회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제가 하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린데 이전에 문제가 생겨서 운영진이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 약속도 했어요. 그런데 계속 이용자들을 속여 온 정황이 발견되니까 법률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저는 게임 사이트를 통해서 협회가 만들어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개별 게임 이용자들은 자기 이득부터 먼저 챙기려고 하니까 전체를 대표하는 하나의 협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적더라고요. 그래서 나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했어요.”
 
▲ 게임이용자협회는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한국 최초의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단체다. ⓒ스카이데일리
 
 
 
게임사에 대한 소송에 관련된 사람들이 다수 참여한 만큼 게임이용자협회의 활동 중 가장 주목받는 것 역시 소송이다. 게임이용자협회 임원들은 소송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데에는 동의했다.
 
아직 우리가 공식적인 창구를 열지 않았고 제 연락처 정도만 공개됐기 때문에 법률적인 문의가 자주 와요. 예를 들면 규모가 작은 게임에서의 조작 행위가 제법 있더라고요.”
 
저는 리니지2M 프로모션 논란 소송 때 대표를 맡았어요. 실제로 소송을 진행하니까 스트리머를 통한 프로모션 사례가 현격히 줄었어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도 소송 진행 후에 운영이 많이 개선됐고요.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봐요.” 
 
 
 
게임이용자협회는 소송 외에도 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법적인 대응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 놓고 평화롭게 해결할 방법 또한 찾겠다는 방침이다.
 
협회 설립 후에 들어온 요청을 보면 총선을 앞두고 어떤 정당이나 후보가 게임에 관심이 많은지 알고 싶다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그래서 최근에 협회에서 각 정당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고요.”
 
무언가를 주장할 때 중요한 것은 그 사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공감시켜서 끌어들이는 거예요. 언론에 게임 관련 논란에 관한 기사가 실려도 게임을 모르면 이해가 안 되니까 비유를 하고 최대한 이해시켜야 하잖아요. 이런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필요해요.”
 
 
 
오랜 준비를 거쳐 마침내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단체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이 모두 다른 만큼 하나의 단체가 모두를 대표하기는 어렵다. 게임이용자협회의 대표성을 확립하기 위한 방안을 물었다.
 
저희가 조금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그동안 해 온 활동들이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게임 이용자의 권리를 위해 직접 나서서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부족한 점은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채워 나가야겠죠.”
 
큰 게임에서 억울한 일이 생기면 대형 커뮤니티를 통해 공론화가 가능하고 게임사도 모니터링해요. 그런데 작은 게임은 그런 게 없으니까 하소연할 데도 없고 게임사가 알기도 쉽지 않아요. 이런 경우 게임이용자협회가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게임 이용자를 돈줄로 보지 말고 콘텐츠 제작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됐으면”
 
 
 
게임이용자협회 관계자들에게 현재 게임사와 이용자의 소통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뭔지 물었다.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이 문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게임사는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 감추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돈을 주고 제품을 사는데도 완전한 정보를 알지 못하잖아요. 세게 말하면 게임사가 게임 이용자를 흔히 말하는 돈줄이나 호구로 보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완전히 오픈돼 있지 않으니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문제가 생겼을 때 게임사가 의도한 건지 오류인 건지 모를 때가 있잖아요. 게임사 다니는 사람들 말로는 오픈하기 전에 몇 번을 테스트하는데 오류가 생길 리 없다는데 그렇다면 게임사가 의도한 거라는 게 심증으로는 99%인데 증거를 잡기가 어려워요. 실제로 처벌받는 경우도 어떻게든 그 증거를 잡은 결과였고요.” 
 
 
 
게임이용자협회는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돈을 버는 것이 우선이 된 게임사의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게임사가 게임 이용자를 돈줄로 보는 태도가 달라져야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게임사들이 게임 이용자들을 게임에 매몰시키는 데에만 힘을 쏟고 있어요. 먼저 게임에 매몰시켜서 그만둘 수 없게 만들고 다음에 악랄한 결제 모델을 도입해서 빨아먹어요. 세게 말하면 이용자를 호구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임 업계에서 일을 해 본 입장에서 말하면 게임사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먼저고 돈은 두 번째라고 생각하고 시작해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이 얼마고 당기순이익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는 거죠. 초심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게임사와 게임 이용자 양측의 태도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게임이용자협회 임원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게임 이용자들의 태도 또한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때 게임 이용자들끼리 다툰다면 게임 이용자의 권리를 보장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제가 게임 소비자 운동을 하면서 가장 허탈했던 순간이 게임 이용자들끼리 물고 뜯을 때였어요. 같은 게임에서도 서버끼리 싸우기도 하고 리니지 같은 경우에는 게임 자체가 편을 갈라서 싸우는 구조이다 보니까 다른 쪽이 하면 무조건 나쁘다고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게임 내에서의 갈등이 현실로 나오니까 뭉치기도 어려워지죠
 
하는 게임이 달라도 또 사이가 안 좋아요. 게이머로 살면서 자기 게임에 대한 비하적 용어를 여러 차례 듣기도 하고요. 다 같은 게이머들인데 즐기는 게임만 다른 거잖아요. 서로 조롱하고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게임사와 게이머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기를 원하는지 물었다. 게임이용자협회 임원들은 게임은 문화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자와 콘텐츠를 향유하는 사람의 관계가 돼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영화를 만들 때 흥행이 중요하다고 해도 관객 많이 받아서 돈 벌 생각만 하고 만들지는 않잖아요. 게임사가 문화를 만드는 콘텐츠 제작자가 돼야 게임이 문화로서 기능하겠죠.”
 
제가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에 갔을 때 진행하시는 분들이 다 저를 용사님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정작 게임을 하면서 내가 진짜 용사님이 된 기분이 드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게임 이용자들이 진정한 용사님이 될 때 게임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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