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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선의로 포장된 민주당發 을의 장송곡
▲ 김흥수 생활경제부장·부국장
서양 속담 중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것이 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하는 일이 현실에서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문재인정부 시절 우리는 정부가 좋은 뜻으로 시작한다는 일들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경우를 종종 접했다.
 
문 정부의 ‘선의’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왔고 수많은 자영업자를 눈물 흘리게 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겠다며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거꾸로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말았다.
 
‘검수완박’이라는 위장된 선의 때문에 대한민국은 마약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잃고 초등학생에게도 마약을 팔아먹는 사회로 추락했다. 덕분에 전 정권을 탄핵하며 민심을 얻어 80% 넘던 지지율을 다 까먹고 5년 만에 탄핵의 대상에게 정권을 빼앗겼다. 
 
지난해 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가맹사업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의 논의 한 번 없이 백혜련 위원장이 긴급 발의해 전체회의에 직회부 처리한 것으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맹사업법은 수많은 가맹점주 단체를 난립하게 해 대부분 중소기업 수준에 머물러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큰 혼란과 무리한 부담만을 안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통과시킨 가맹사업법은 개별 가맹점사업자가 본사와 가맹점주 단체 간의 합의 내용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시 개별적인 협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불필요한 절차를 계속해서 반복해야 하고 가맹본사는 1년 내내 협상만 하다가 날이 샐 수 있다.
 
또한 가맹점주 단체가 가맹본부의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할 목적으로 단체교섭권을 악용할 우려도 존재한다. 몇몇 대형 가맹본부를 제외한 대다수 가맹본부는 자금력이나 인력 운용 면에서 가맹점주 단체보다 열등한 것이 현실이다. 2021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가맹본부는 모두 1만1844개이며 이 중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는 가맹본부는 468개로 전체의 4%에 불과하다. 
 
열등한 입장의 가맹본부는 가맹점주 단체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경영 위축으로 이어지게 돼 결국 가맹점주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복수의 가맹점주 단체가 난립하게 될 수도 있다. 가맹점은 50개인데 가맹점주 단체가 10개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일부 가맹점주들로만 구성된 단일 단체의 경우 협의 요청권과 관련한 각 단체의 대표성 시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각 단체가 요구하는 거래조건이 다를 수 있고 대표성이 없는 단일 가맹점주 단체의 요구 조건이 다수 개별 가맹점주의 의견과 상충되는 경우 통일성 있는 가맹사업의 운영은 불가능해진다.
 
더욱이 제각각 다른 거래조건을 각 단체 소속 가맹점사업자에게 적용하게 되면 형평성 시비가 발생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가맹점주 단체 구성에 별도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복수 가입도 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혼란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함께 지고 가야 할 짐이 된다.
 
노조의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킨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유사한 조항을 가맹사업법에도 포함시켰다. 가맹본부가 불성실한 가맹점사업자에 대해 계약갱신 거절 또는 계약해제를 하고자 할 때 가맹점주 단체가 해당 가맹점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협의권을 남발하는 등 부당하게 실력을 행사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가맹점주 단체가 부당한 협의를 요청해도 이에 대한 제재 수단은 전무하다. 가맹본부에게는 금지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수단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가맹점주 단체에 대해서는 제재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형평에 어긋난다 할 수 있다. 가맹점주 단체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거나 무리한 거래조건을 요구해도 가맹본부는 대응할 방법이 없게 된다.
 
이 법안은 가맹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 시기·절차 등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또한 가맹본부의 감시·감독권을 침해해 브랜드 통일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기존 가맹점주들로 이뤄진 단체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신규 가맹점주를 유치하지 못하도록 가맹본부의 경영에까지 간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은 결국 가맹본부의 위축을 불러올 것이고 가맹본부의 위축은 가맹점주의 손실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민주당에게 ‘민주당스럽다’는 비아냥이 쏟아지는 이유다.   
 
민주당은 가맹점주라는 ‘을’을 위한 선의를 가지고 정무위에서 해당 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켰다. 아직 본회의 통과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대한민국 국회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버린 ‘날치기’의 위험은 여전히 상수로 남아 있다. 
 
민주당의 ‘을’을 위한 선의는 충분이 공감하고도 남지만 선의가 장송곡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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