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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통합 막는 극심한 빈부 격차는 좁혀야 한다
서울 상위 20%와 하위 20% 간 소득격차 65배
계층 이동 원활하도록 불평등지수 개선 필요
자유민주주의 훼손 우려… 국가·지자체 나서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0 00:02:02
 
어느 사회에든 승패와 빈부는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빈부 차 등이 극심해지면 국민 통합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범죄의 유인이 되는 등 사회문제의 온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국은 어떠할까. 우리 사회엔 불평등이 심화되고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빈부 차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득분포 하위 10%에 속한 가구가 평균소득 가구로 이동하는 데 5세대가 걸려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의 평균인 4세대보다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가 부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높은 비율이다.
 
한국 사회는 불평등지수를 개선해 계층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헌법 제10조에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기돼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서 빈부 차는 없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갈수록 빈부 차가 심해져 사회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의 비관적 삶이 굳어지면서 ‘희망을 잃은 이들’이 증가하면 사회문제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모의 능력에 따라 자녀 운명이 결정되는 ‘세습 사회’가 등장하면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게 된다.
 
현실은 심각하다.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자살률 등이 반영된 것으로 한국인의 낮은 행복지수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2019~2021년 기준 10점 만점에 5.9점이었다. 이는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6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OECD 평균은 6.7점이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이 적을수록 낮은 경향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국가는 콜롬비아(5.8점)와 튀르키예(4.7점) 두 곳뿐이었다. 삶의 만족도는 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LI)’ 중 하나로 유엔 세계행복보고서(WHR)에 활용된다.
 
우리 사회에선 특히 부모의 능력 등 배경이 자녀의 성공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모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이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부모 능력이나 가정환경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8%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과거보다 최근 들어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가정환경이 취업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이는 부의 극심한 불평등과도 연동돼 있다. 구체적 수치를 보자. 서울의 경우 종합소득 상위 0.1%의 평균 연소득은 약 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20%와 하위 20% 간의 소득 격차는 65배로 17개 시·도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서울에서 종합소득 상위 0.1%에 해당하는 사람은 2307명으로 연소득이 평균 64억8000만 원이었다.
 
종합소득은 이자·사업·연금·근로 등으로 얻은 소득으로, 주로 전문직·자영업자 등 개인 사업자의 소득이 이에 해당한다. 전국에서 지역 내 종합소득 격차가 가장 큰 곳도 서울이다. 서울에서 상위 20%에 해당하는 사람의 연소득은 평균 1억7000만 원이다. 하위 20%의 연소득은 평균 262만 원으로 상위 20%와는 약 65배 차이다. 전국 기준으로는 상위 20%가 1억1000만 원, 하위 20%가 262만 원으로 격차는 43배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에 ‘계층이동 사다리’가 사라져 가고 있음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사회가 이를 개선하도록 역할과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는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마저 훼손될 수 있는 상황임을 깊이 인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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