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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상속세 완화는 부자만을 위한 감세일까?
김연주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0 00:02:30
▲ 김연주 산업경제부 기자
한때 절세 왕으로 불렸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납세 관련 이야기는 유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연방 소득세로 750달러(약 100만 원)를 낸 이야기는 세계적인 화젯거리였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를 절세의 대가·절세의 왕이라고 불렀다.  
 
고대 로마에서 시작된 조세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조세회피처를 활용한 탈세의 역사도 오래됐다. 유럽연합 조세관측소(EUTAX Observatory)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탈세 보고서’에 따르면 조세회피처가 보유한 가계 금융자산의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한다. 이는 무려 10조 달러로 우리나라 GDP에 6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금액이다. 조세회피처는 소득·자산에 세금을 거의 매기지 않아 부자들에겐 유혹의 ‘사이렌(siren·아름답지만 위험한 여자)’인 셈이다. 
 
최근 부자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있다. 다름 아닌 상속세 완화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안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것이 상속세 완화 이슈로 이어진 것이다. 
 
오랜 기간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상속세 완화에 대한 언급은 ‘상속세 개편’에 대한 찬반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세금 문제를 넘어 경제적 공정성과 세대 간 부의 이전과 같은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한국의 상속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대주주의 경우 경영권을 함께 상속하는 것으로 간주해 최고 60%의 세율이 부과된다. 이는 기업 승계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제약 업계 서열 1위인 한미약품도 임성기 창업 회장 별세 이후 가족에게 부과된 상속세만 5407억 원이었다. 한미약품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OCI홀딩스와 손 잡는 과정에서 이를 반대해 온 장남·차남과의 갈등으로 ‘모자의 난’을 겪기도 했다. 상속세가 이중과세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상속세 완화 찬성론자들은 상속세 완화가 기업 승계를 용이하게 하고 투자·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특히 중소기업과 가족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상속세 완화는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고 외국 투자자의 관심도 끌 수 있으리라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입장이다.
 
상속세 완화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상속세 완화가 결국 부자 감세로 이어져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상속세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상속세율은 최고 60%로 OECD 평균치인 25%보다 훨씬 높지만 2021년 기준으로 상속세 납부자 중 상위 20%가 실제로 낸 상속세율은 26.1%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납부한 세금만 고려하면 OECD 평균치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완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올 7월 발표되는 세법 개정안이 상속세 완화에 대한 사회적 찬반 여론의 합의점을 어떻게 찾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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