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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 개혁’ 정부가 밀어붙여서 해결될 일 아니다
의대생 증원에 의료진 집단행동 ‘의료 공백’
‘2000명 증원 포퓰리즘’에 국민생명 맡기나
정부, 강력 대응 천명… 의·정 대화로 풀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9 00:02:02
의료계에 총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에 반발한 의료진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의료 공백 발생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먼저 주요 대학병원 의사의 4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전국 의대생들도 동맹 휴학에 나서기로 하면서 ‘젊은 의사’들의 현장 이탈이 가시화하고 있다. 개원의 중심의 의사협회는 25일 정부 규탄대회 개최와 총파업 여부를 묻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의료계 전체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위중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당장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강경한 자세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221개 수련 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원 수리 금지 명령을 발동한 데 이어 집단 연가 사용 불허·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추가로 발령했다. 정부의 현장 점검 결과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 대해 개별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의료법상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면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고, 여기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뿐만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1심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개정 의료법에 따라 ‘면허취소’가 가능하다. 복지부는 2020년 의대생 증원 관련 파업 당시와 같은 구제 절차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비상 진료 대책을 마련했다며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진료보조(PA) 간호사 역할 확대·공공의료기관 및 군의관 활용 등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일변도는 설득력이 약하다. 정부가 합리적 근거 없이 오직 힘의 논리로 의대 정원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의협은 지난 1년간 의료현안협의체에 책임감 있게 참여하면서 필수 및 지역의료 회생을 위한 각종 대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정부는 오로지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현안협의체 논의사항과 9.4 의정합의를 몰각한 행태다. 더욱이 2000명 늘리겠다는 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있다. 국민생명을 포퓰리즘에 맡길 순 없다.
 
물론 우리의 필수 및 지방 의료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의료의 벼랑 끝에 서 있는 필수의료를 살리고 고령사회에 대비한 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하겠다. 저출생·고령화의 영향으로 필수 의사 수가 부족해질 것에 대비하고 지역의료가 붕괴 위기에 처한 만큼 의료 재편은 불가피하다.
 
병원협회의 의견처럼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기에 의약분업 당시 감소분만큼은 늘려야 한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이전에는 3507명이었으나 당시 의약분업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달래려 2006년까지 3058명으로 감축한 뒤 지금껏 그 수가 유지되고 있다.
 
의사 증원 등 의료 개혁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상대 축이 있는 만큼 서로 머리를 맞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때 속도는 배가될 것이다. 또한 의사들은 환자를 볼모로 한 파업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명심하고 자제하길 바란다. 의사는 의료 현장에 있는 게 본령임을 재인식해야 한다. 의·정의 긴밀하고 솔직한 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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