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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삶이 힘든 자들을 위한 위로와 공감
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한수정 지음, 희유, 1만2000원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7 14:48:04
 
유진은 마을 주민 수의 절반은 될 것 같던 차트 넘버를 떠올리고 쓰게 웃었다. 하루 이틀 더 지금처럼 진료를 봤다간 굳이 모르핀 없이도 죽을 수 있을 터였다. 사인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과로사다.” -160
 
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은 의사의 좌충우돌 자살 분투기를 그린 소설이다.
 
죽을 결심을 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로 내려간 주인공은 도착 당일 자살 도구인 모르핀을 도둑맞게 된다. 너무 많은 용의자와 지독히도 바쁜 일상에 치여 모르핀을 되찾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과연 자살 희망자 유진은 모르핀을 되찾고 염원하던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한수정 작가는 전원생활에 약간의 스릴러를 가미한 일상 스릴러 소설로 작가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지은이 한수정 작가는 한적한 전원 마을을 소설의 배경으로 삼고 구수하고 훗훗한 마을 주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누그러트렸다.
 
우울증이나 번아웃을 겪을 때는 살아야만 한다는 당위적인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로지 당장의 힘듦을 끝내는 것이 삶의 주목적이 됐을 때,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주인공 역시 죽으려고 상면 병원에 내려가지만 결국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새로운 삶의 목표를 찾게 된다. 이 과정은 결코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살아갈 목표를 다시금 세우는 과정이 그다지 힘들거나 거창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 그렇게 고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 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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