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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뿔난 의사들 “초강경 투쟁”
정부 2000명 확대에 집단반발
업무개시 명령 예고에도 강경
전공의 주축 본격적 실력행사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3 00:05:00
▲ 6일 정부가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할 계획을 공개한 뒤 정부와 의사단체들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대한의사협회는 이달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여는 등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그림은 인공지능(AI)가 그린 파업하는 의사들.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한 의사단체의 반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12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주축이 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며 엄포를 놓고 정부에 극렬하게 맞설 태세가 감지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까지 내리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으나 의료계는 당장 의대 교육의 질 저하부터 이뤄질 것이라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지난달 내놓은 적정 의대 증원 규모는 ‘350’ 선이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교육자원의 확충과 이에 대한 재정투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40개 의과대학에서 2000년 감축했던 350명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복지부가 발표한 의대 증원 가능 수요가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 2030년까지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이라는 분석과 최소 7배에서 10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정부와 의사단체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회자된다. 의학 교육은 강의실을 짓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며 임상 실습 경험을 위한 병원 시설과 이를 지도할 임상의학 교수 등 충분한 인프라와 인적자원이 필요한데 이 같은 제반 사항을 고려해도 적정 증원 규모가 350명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2000명은 포퓰리즘적 수치라며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신찬수 KAMC 학장은 언론인터뷰에서 복지부 수요조사 당시 일부 대학에서 (의대학장들이 생각한 숫자보다 많은 숫자를 대학 본부가 써낸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정부 발표가 현실을 외면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임을 지적했다.
 
▲ 정부는 ‘필수의료정책피키지’를 의대 증원과 함께 추진하면서 지역의료 공백과 필수 의료 붕괴 사태에 함께 대응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의대가 학원이냐 2000명 증원 땐 의료 질 저하 큰 일” 
 
포퓰리즘 대책 질타… 적정 증원 인력은 350명이 적당 
의료인력 양성 예산 작년보다 10%나 깎아 고작 291억 
의사 1인당 교육비용 8.6억… 민간영역 감당하기 벅차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부회장을 지낸 안덕선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도 2000명 증원에 따라 의대 교육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강당에 모아 놓고 학원 강의하듯이 하는 게 의학교육이라고 생각해야 나올 수 있는 정책이라고 비꼬았다
 
안 교수는 의대가 교수대 학생 비율(1인당 담당 학생 수가 평균 1.6)이 월등히 높아 보이는 이유는 의대 교수 교육 대상은 학생 정원보다 훨씬 많은 인턴·전공의·대학원생 모두를 포함하기 때문이라며 의사 양성을 위한 의학교육은 의사면허 취득 전 학생 교육과 인턴·전공의로 이어지는 졸업 후 교육과 석·박사 대학원 교육, 의사로서 법정 이수 의무가 있는 평생 전문 직업성 개발(보수교육)까지 연속적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다른 단과대학 학생 대비 교수 비율 비교와 달리, 의대생 추계에서 벗어나는 학생이 많고 이에 따른 과도한 업무로 의대 교수들이 줄사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현실도 연장선에 맞닿아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의사 양성 비용도 정부 정책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의사 양성 비용 추계 및 공공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의사 1인당 교육·수련 비용이 86700만 원에 달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일본 및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의사 양성 비용을 국가와 사회가 부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간 영역에서 대부분을 감당하고 있어 외국과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지를 편다. 복지부 올해 세부 예산안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1223779억 원에 달하는 복지부 예산 중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2914300만 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지난해 3205900만 원 대비 10% 가까운 291600만 원 감액된 결과다. 필수·지역의료 정책 지원은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액 된 곳이라곤, 의대 정원 확대를 주도한 복지 부문에서 소청과 인력 총 141명에 월 100만 원씩, 12개월을 지급하는 예산이 전부라는 것이다. 
 
그 외에는 기존 사업을 연장하는 느슨한 형태를 취했다는 것이다. 특히 세부항목에서 곳곳에 감액이 이뤄진 가운데 의대생 관련 예산이 대거 삭감된 게 눈에 띈다. 의대생 대상 실습 지원 예산을 1인당 74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줄였으며 의대생 대상연구지원팀을 기존 402600만 원에서 201800만 원으로 축소했다. ‘전공의 등 육성지원 사업도 지난해 대비 7800만 원 감액된 181300만 원이 배정됐다.
 
공공의료 사명감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하면서도 사실상 내년 예산을 삭감하며 민간에 의사 양성을 아웃소싱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유다. 안 교수는 또 “일명 복지부의 대학 투자’로 불리는, 의대생 또는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공적 자금 지원이 포함됐는지도 관건”이라교육(수련)병원이 전공의 급여를 부담하는 현재 제도는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료전달체계 확립이나 필수 전문과목 인력 조달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1일 복지부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공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추지하는 복지부 정책 정당성을 알렸다. 조규홍 SNS 캡처
 
한편 의협에 이어 전공의협의회는 집단행동 여부를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집단 휴업이나 사직서 제출 등 행동에 나설 때 현장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정원 확대는 해묵은 보건의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과중한 업무 때문에 오히려 수련에 집중하지 못하는 체계를 개선해 수련 기간 본인의 역량과 자질을 더 잘 갈고닦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 정당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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