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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사 자유북한방송
[세상만사] 자유북한방송 “자유화 운동,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돼야”
탈북인 주축으로 묵묵히 대북 방송 통해 北 변화 유도
“주파수 문제 있지만 ‘먼저 온 통일’로서의 역할에 최선 다할 것”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5 00:03:00
▲ 한자리에 모여 잠시 휴식을 취하는 김성민(오른쪽) 대표 등 자유북한방송 임직원들. ⓒ스카이데일리
 
 
한반도 북부를 차지하고 있는 북한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북한 정권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민심은 물론 증시까지 요동친다. 근래에는 북한이 남한을 ‘제1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고 경제 상황도 한층 악화되고 있다. 북한의 주적 선언 이후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북한의 도발과 남한의 전쟁 리스크 부담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낼 가장 근본적 대책은 단연 ‘통일’이다. 그것도 총·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사상적으로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평화 통일이다. 그런데 그간 국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져 왔던 대북 심리전을 민간에서 진행 중인 단체가 있다. 바로 탈북인들이 주축이 된 대북 라디오 방송사 ‘자유북한방송’이다.
 
스카이데일리는 김성민 대표 등 임직원을 만나 자유북한방송의 역할과 현황·현 정세에서의 남북 관계 해법 등에 관한 의견을 들어 봤다. 보안상 김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가명을 사용했고 일부 직원은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北·中 정보 토대로 방송… 피습 위협도 숱하게 받아”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시집 한 권 뜻대로 내지 못하는 억제된 환경에서 살아오면서 늘 ‘공화국 작가’의 처지를 비관했어요. 결국 탈북을 결심했고 중국 공안(경찰)에 붙잡혀 북송됐지만 달리는 열차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뛰어내려 또 다시 탈북해서 자유를 찾았죠. 체포조 추격을 피해 열흘 낮 열흘 밤을 달리면서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사무치게 깨달았더랬어요. 그것이 라디오를 통해 고향 사람들에게 자유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1960년대생 김 대표는 북한 자강도가 고향이다. 북한군 장교로 임관해 예술선전대 작가로 활동했다. 그가 탈북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다름 아닌 ‘남조선에 대한 동경’이었다고 한다. 천신만고 끝에 1999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그는 자유북한방송을 설립해 지금까지 북한에 자유의 메시지를 전달 중이다.
 
“자유북한방송의 목적은 다음과 같아요. 첫째,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한다. 둘째,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한다. 셋째, 북한 독재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에 대해 비판·경고한다. 넷째, 북한의 인권 실상을 남한과 국제사회에 알린다. 다섯째, 북한 체제 붕괴 시 주민 결속을 유도하고 국제사회와의 가교 역할을 맡는다.”
 
직원 김소영(가명) 씨의 설립 목표 설명처럼 자유북한방송은 다방면에서 큰 역할을 수행 중이다.
 
우선 많은 정보원이 북한·중국에서 암약 중이다. 이들이 보내오는 정보 등을 토대로 서울 사무실에서 녹음된 방송 파일은 여러 나라를 거쳐 북한에 송출된다. 이렇게 내보내진 방송은 폐쇄된 북한에서 주민이 접하는 몇 안 되는 진실의 소식이 된다. 헝가리 주재 북한 외교관 부부가 방송을 듣고 탈북하는 등 연 1000명 안팎의 사람들이 자유북한방송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영향력으로 자유북한방송은 2008년 ‘국경 없는 기자회(RSF)’로부터 매체상을 수상했다.
 
국내 친북 세력 교화 및 탈북인 지원, 북한 실태 폭로 역시 자유북한방송의 역할이다. 다방면에서의 활동 덕에 각계에서 큰 주목을 받아 왔다. 2004년 9월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유북한방송 명예방송위원장에 위촉되기도 했다.
 
활약상에 비례해 북한·친북 단체들은 자유북한방송을 크게 경계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앞 항의 시위’ 흉기 배달’ 등 괴롭힘이 늘었다. 북한의 입김 탓에 중국 내 에서의 자유북한방송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은 차단됐다. 직원 배진수(가명) 씨에 의하면 북한 정권은 특히 방해 전파를 쏘면서 북한 내 자유북한방송 청취 차단에 총력을 쏟고 있다.
 
“방해 전파 송출은 2004년 개국 이후 연간 3~5회 정도 주기적으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특히 김정일 생일(2월16일) 및 김일성 생일(4월15일)과 노동당창건기념일(10월10일)엔 빼놓지 않고 진행되고 있죠. 2009년 2월1일엔 북한 당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송출되던 자유북한방송이 중단된 적도 있어요.”
 
‘간첩’ 용의자가 적발된 사례, 심지어 ‘암살’ 시도도 있었다.
 
“과거 자유북한방송에 들어와 일하던 탈북인 가운데 간첩 용의자가 있었고 기관에서 조치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자유북한방송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북한 당국이 방송국장을 유인·암살할 목적으로 여간첩을 탈북인으로 위장·침투시킨 사례도 있죠. 늘 경각심을 높이며 대처하고 있어요.”
 
▲ 김성민 대표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가 차원 주파수 확보 안 돼 민간 주파수 임대”
 
문재인정부가 속칭 ‘퍼주기’를 통한 남북 평화를 주장하며 탈북인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운 윤석열정부는 탈북인 지원에 적극적이다.
 
실례로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 정권은 비이성적 집단”이라며 도발에 대한 강력 대처를 주문했다. 지난해 12월16일 국무회의때 ‘북한 이탈 주민의 날’ 제정을 지시했으며 같은 달 29일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김 대표 등 탈북단체장 10여 명을 정부서울청사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자유북한방송 측도 이러한 윤석열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북한 주민의 생존권이 윤 정부 대북 정책의 기본이라고 봐요. 이번 ‘북한 이탈주민의 날’ 제정에 관한 대통령 지시를 그 대표적 사례로 봅니다. 탈북인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공이 북한 주민의 대한민국 지지와 동경 등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죠.”
 
다만 김 대표와 직원들은 아쉬움도 내비쳤다. 특히 대북 방송의 생명줄 같은 주파수 확보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예산에 대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자유북한방송 운영 및 발전위원회의 꾸준한 후원과 미국·일본의 ‘자유북한방송 후원회’ 후원으로 극복하고 있어요. 국가통제관리 시스템 속에 있는 주파수를 확보하고자 꾸준히 호소해 왔으나 미해결 상태입니다. 결국 개인 소유의 해외 주파수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이들의 이 같은 안타까운 심정이 닿은 것일까. 인터뷰 직후 정부가 정교한 대북 심리전을 예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5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신년 특별좌담회에서 “자유의 북진정책 추진”을 말했다. 이는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 대북 선전·심리전 강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 사무실에서 원고 작성 등에 집중하고 있는 자유북한방송 임직원. ⓒ스카이데일리
 
“北 내부 정세 심각할 때 대북 심리전 강화해야”
 
 
북한의 남한 주적선언 배경 중 하나는 통제되지 않는 내부 주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추측이 있다. 자유북한방송 임직원은 북한 정권이 위기일 때 한층 강력한 대북 심리전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범국민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북한은 2020년 12월의 ‘반동사상문화 배격법’ 제정에서 보듯 북한 사회를 파고드는 남한 문화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요. 지난해 1월엔 ‘평양문화어 보호법’이 생겨 남한식 어휘나 말투도 처벌 대상입니다. 한국 드라마 등의 영향을 극복하려는 거죠.
 
2022년에 나온 정치학습 문헌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행위를 제압·소멸시키기 위한 투쟁에 일치 협력하여 분발하는 것에 관하여’를 보면 이런 놀라운 대목이 있어요. ‘과거 일부 사람들에 의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해져 온 행위가 지금은 사회 곳곳에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만성적인 현상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고등학교 학생들까지 교화형 처벌을 할 만큼 북한의 내부 정세가 심각해요. 이런 북한에서 당국·주민을 철저히 분리해 주민을 향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탈북인이 주역인 자유화 운동(라디오·전단·페트병 등을 통한 정보 유입)을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스카이데일리 독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탈북인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남과 북의 현실을 다 경험했고 그래서 자유를 목숨처럼 사랑하는 것이 탈북인이라고 생각해요. 통일의 선각자, 먼저 온 통일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사랑·믿음·관심·배려를 가져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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