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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기상도 ②현대자동차그룹] 그룹 승계 미완… ‘실탄’ 시급한 정의선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엮인 지배구조… 해소 위해 수조 원대 자금 필요
정몽구 명예회장 상속세 마련 시급… 배당금 통해 재원 마련 예상
현대엔지니어링 전기차·배터리 공장 싹쓸이… 상장 재추진으로 현금 조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04 13:59:40
▲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남겼으나 고질적인 순환출자 문제와 상속세 마련 문제가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꾸준한 현금 확보를 통해 실탄을 쌓고 있다.
 
보기 드문 순환출자 구조… 실적 호재에 지속 유지 가능성도
 
현대자동차는 국내 대기업 중 보기 드문 순환출자 구조를 가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최대 주주는 21.43%를 보유한 현대모비스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5.39%로 2대 주주이며 정의선 회장이 2.62%를 보유 중이다. 기아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지분율 34.16%를 가지고 있으며 정의선 회장은 1.76%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꼭대기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현대모비스는 기아가 지분율 17.42%로 최대 주주에 올라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7.19%로 2대 주주이며 현대제철이 5.84%로 다음으로 많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분 0.70%를 갖고 있고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0.32%다.
 
여기에 현대제철의 최대 주주는 17.27%를 보유한 기아이며 정몽구 명예회장이 11.81%를 가지고 있고 3대주주인 현대자동차의 지분율은 6.87%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20%를 차지해 최대 주주이며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각각 4.88%와 4.46%를 보유 중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한재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순환출자구조는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그룹을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외부 공격에 취약해지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 지배구조를 정리하려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으나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의 시가 총액은 48조8100억 원대이며 기아 역시 40조1600억 원에 달한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역시 시가총액 18조9700억 원이다. 정의선 회장이 지배력을 확립할 만한 지분을 얻기 위해서는 수조 원 대의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다만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자동차의 실적이 좋은 만큼 당분간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일은 없어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년 연속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으면 그룹의 미래로 꼽히는 친환경차 산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와 모터트렌드로부터 올해의 자동차 산업 리더로 뽑히는 등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의 자국 생산 제품 우대 기조와 추가적인 시장 확장 등의 과제가 남아있으나 지금까지의 성공만으로도 정의선 회장의 능력은 입증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의 순환출자 문제가 정의선 회장의 최우선 과제가 될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적은 자본으로 기업 지배권을 유지하는 순환출자가 지금처럼 기업이 잘 나가고 있다면 비용 문제나 경영 안정화 등을 이유로 계속 유지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하고 우리나라 특성상 해외 기업의 경영권 공격에 대한 방어도 잘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정도의 의지를 보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분 상속 시 상속세 2조 원 이상 추정… 배당금·계열사 상장 통한 실탄 확보
 
정의선 회장의 지배권에 있어서 시급한 사안은 지분 상속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재 85살의 고령이며 2020년 공식적인 은퇴 당시에도 건강 악화로 4달 가까이 입원하는 등 건강 문제가 꾸준히 부각돼왔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하면 정몽구 명예회장이 정의선 회장보다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을 모두 상속할 경우 자연스러운 지분 확대를 꾀할 수 있지만 상속세가 문제가 된다.
 
실제로 고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후 계열사 주식을 포함한 상속액 22조 원에 대해 약 12조 원의 상속세를 부과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삼성가 구성원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한 2조6000억 원 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시가총액과 지분율로 계산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 자산 가치는 약 4조5000억 원이다. 정의선 회장이 해당 주식을 전부 상속받는다고 가정하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2조 원 이상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한재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각각 1주당 1만1400원과 5600원의 금액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배당액이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과 현대모비스도 각각 주당 6300억 원과 45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의선 회장의 배당금은 152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소유한 다른 계열사 지분까지 포함하면 배당금은 1600억 원까지 늘어난다. 정의선 회장은 2022년에도 1106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바 있다.
 
오일선 한국 CXO연구소 소장은 “기업 오너가 기업 지배력을 높일 재원을 마련하는 가장 합법적인 방법은 배당금과 급여”라며 “특히 최근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금을 늘리는 것은 주주들의 긍정적 반응 또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오너가는 지분을 보유한 다른 계열사를 통한 자금 확보 또한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초 상장이 불발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의 11.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몽구 회장 또한 4.68%를 보유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북미 지역에 건설하는 전기차 공장과 현대자동차가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건설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수주를 모두 가져가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이 1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시도 당시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판매해 얻을 것으로 기대됐던 금액은 약 3000억 원이며 정몽구 명예회장 역시 9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이 크게 뛰어오른 시점에서 상장에 성공한다면 다량의 현금 확보를 통해 승계 자금 마련과 지배력 확대에 든든한 실탄이 돼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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