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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대한민국 군사력 세계 5위’北은 직시하라
지나친 위축도, 필요 이상의 자만도 경계해야
적의 비대칭 전력을 압도하는 선제적 전력 구축 필요
국방부 장관 권한 강화로 의사결정 시스템 단순하게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26 06:31:00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한림국제대학원대 겸임교수
최근 대한민국의 군사력이 ‘세계 5위’로 올라섰다는 해외군사력 평가기관(GFP)의 발표가 있었다. GFP는 단순히 병력과 무기의 수가 아닌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제반 조건들, 즉 경제·산업·자원·영토·인구 등 여러 요소들을 수치로 환산하여 매년 순위를 갱신하는데 2024년에 들면서 5위에 등극한 것이다. 일본이 7위인 것을 고려한다면 한민족 역사상 최대의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역사상 최강으로 불렸던 고구려조차 이러한 군사력은 보유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주적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러시아·중화인민공화국(중국) 모두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에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순위는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초기 고열과 충격파 이외에 방사선·낙진 등 후속 피해까지 고려할 때 직경 300km 규모의 영향을 미치는 만큼 동··남해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그 피해는 상당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번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즈음하여 북한이 ‘신형 핵(核) 드론’ 해상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최대 위협으로 인식되어 온 탄도미사일은 킬체인(kill-chain)·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미국의 MD(Missile Defense) 시스템을 이용하여 발사 전 무력화, 발사 후 상승 및 변곡점 이전 요격, 하강 시 요격(제한적)이 어느 정도 가능하나 ‘핵 장착 수중 드론’은 그 은밀성을 고려하면 한·미 연합군에게 치명적 무기체계다. 단일 함정에 대한 공격을 넘어 미국의 군사적 패권을 상징하는 무기체계인 ‘항공모함 전단’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것이다.
 
특히 ‘핵 드론’은 어뢰가 아니기에 일반적인 어뢰의 수중 항주 시간을 초과해 전 수심 대역에서 오랜 시간 이동이 가능하므로 굉장히 위험한 무기일 수밖에 없다. 이는 30~40m 내외의 수심으로 잠수함 활동이 제한되는 서해는 물론 음향채널(Sound channel)·층심도(Layer depth)·오후굴절효과(Afternoon effects) 등을 고려했을 때 수중 항체 탐지가 매우 어려운 동해에서 대단히 위협적 요인이 될 듯하다.
 
이제 탄도탄 대응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고 위협 무기체계’가 등장한 것이다. 물론 적의 신형 무기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다만 일부 군사 전문가들이 아직 ‘개발 중인 무기’라며 ‘평가절하’하고 있으나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제국의 ‘가이텐(回天·인간 어뢰)’의 경우나 최근 북한의 매우 빠른 무기체계 개발 속도를 고려해 보면  ‘완성 및 전력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비대칭전력 및 무기체계 개발 때마다 이에 대응하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는 점이다.
 
비록 우리가 북한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높은 경제력과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 산업 대비 국방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한 무기체계 개발에도 거쳐야 할 ‘많은 단계’와 ‘검증 과정’이 있다. 그에 반해 북한의 경우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자 체제 존속의 수단으로 사활을 걸고 신형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니 우리가 그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도 이러한 중차대한 현실을 고려해 무기체계 개발 및 구매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소요시간을 단축하는 등 국방획득시스템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초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무기 국산화를 목표로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를 창립하여 방위산업체들을 지원했다. 또 청와대에 ‘경제2비서관실’을 두고 당시 국방부·상공부와 함께 국방력 건설을 위한 국방 연구개발 및 방위산업을 직접 관리했다. 하지만 1980년 이후 경제2비서관실이 해체되고 노무현정부에 들어서는 획득사업의 ‘투명성’을 앞세웠으나 사실상 ‘국방부 힘 빼기’의 일환으로 2006년 방위사업청을 신설했다. 이제는 전문성에 기반을 둔 ‘신속성’과 ‘효율성’보다는 오직 ‘법적 책임’을 벗어나려는 제도적 틀에 얽매여 있는 상황이다.
 
이제 근본적 시스템 변화도 필요할 듯하다. 북한과의 신형무기 개발 경쟁을 압도한다는 목적 아래 장관 주도로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국방부 제2차관을 신설, 방위사업청 통합을 검토하고 국방과학연구소도 사업관리가 아닌 ‘핵심기술 개발’이라는 순수 기능을 하는 연구 기관으로 회귀시켜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우수 연구 인력 선발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통령실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처럼 국방기술 개발 및 방위산업을 주도할 ‘상설 기구’를 편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록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비상근 조직으로 그 한계가 분명한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및 국방부의 ‘국방혁신특별자문위원회의’를 상설 조직화하여 적을 압도하는 군사력 건설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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