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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의 와인 이야기] 한국인이 즐겨 찾는 최고의 가성비 칠레 와인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24 18:15:27
 
▲ 어승룡 와인칼럼니스트‧문화평론가
칠레는 따뜻하고 건조하며 밝은 햇살이 비쳐 지중해를 연상시킨다. 안데스 산맥에서 녹아내리는 청정수로 물 공급이 충분하고, 구리성분이 많아 병균에 강한 토양으로 포도 재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 
 
동쪽의 안데스 산맥·북쪽의 사막·남극의 빙하·서쪽의 남태평양 등으로 외부와 단절된 지리적 환경으로 필록세라(포도에 자생하는 진딧물)의 피해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이런 환경적 영향으로 1860년 이전의 고전 와인의 맛이 남아 있는 곳이자 세계적으로 가성비가 가장 높은 와인 생산국이다.
  
초창기 칠레 와인은 평범하고 그저 마실 만했다. 1980년대 후반, 칠레의 정치·경제·사회가 급변하면서 와인산업에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프랑스의 양조 기술자들을 대거 초빙하여 와인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했다.
  
10년 만에 칠레는 제3세계 와인 생산자에서 ‘남미의 보르도’급 와인 산지로 격상되었다. 칠레에 최초로 투자한 유럽의 저명한 와인 가문 중에는 스페인의 토레스 가문과 보르도의 로칠드 가문도 있었다. 
  
칠레의 쿠지노 마쿨(Cousino Macul)·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카네파(Canepa)·에라주리즈(Errazuriz)·산타리타(Santa Rita)·운드라가(Undurraga)·산타 캐롤리나(Santa Calorina) 등 유서 깊은 와이너리들은 프랑스 등의 양조 전문가들로부터 최신 양조 기법을 도입하여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격은 프랑스 와인에 비해 저렴하면서 품질은 우수하다. 우리나라 음식에도 비교적 잘 맞아 2004년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이후 수입량이 계속 늘고 있다. 물량면에서 보면 한국에서 수입하는 와인 수입량 기준으로 칠레 와인은 단연 1위다. 2022년 기준 칠레의 와인 수출량은 세계 6위로 5위 호주나 7위 아르헨티나와 거의 비슷한 물량이다. 
  
1995년부터 시행된 원산지명칭 제도인 DO를 시행하였으나 엄격하게 통제를 하고 있지 않다. 숙성기간으로 품질을 확인하는데 그란비노(Gran Vino)는 6년 이상 숙성된 와인, 리제르바(Reserva)는 4년 이상 숙성된 와인, 리제르바 에스페시알(Reserva Especial)은 2년 이상 숙성된 와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통제도 엄격하지 않아 저렴한 테이블 와인에도 리제르바라 붙이는 경우가 있기도 한다. 와인 이름 앞에 돈(Don)·도나(Dona) 라는 표기가 있으면 전통 있는 유명 와이너리의 장기 숙성된 프리미엄급 와인이라는 뜻이다. 
  
품종도 라벨에 표기되는데, 일반적으로 75% 이상 사용된 품종을 단일품종 와인으로 표기할 수 있어서 자세한 품종은 뒷면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 왼쪽부터 칠레의 정상급 와인 세냐(SENA)·돈 멜쵸(DON MELCHHOR)·알마비바(ALMAVIVA)·비냐빅(VINA VIK)·몬테스(MOTES),·까보(CABO). 필자 제공
 
칠레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 중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칠레 전체에서 생산하는 포도 품종의 30% 정도가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민트·블랙커런트·올리브의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고 훈제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특징이 있다.
  
칠레 해안 지역에서 나오는 샤르도네는 단순하고 깔끔한 수준급 품질을 보여 주고 있고, 소비뇽 블랑은 상당히 절제된 맛으로 뉴질랜드나 프랑스 루아르 밸리의 풋내 풍미는 거의 없이 깔끔한 맛이다.
  
칠레의 가장 독창적인 품종은 카르미네르(Carménère)로, 19세기 말 프랑스로부터 수입됐다. 이 품종은 이전 보르도(Bordeaux)에서 블렌딩 시 자주 사용한 품종인데 필록세라 재앙으로 멸종된 줄 알았으나 칠레에서 발견되었다. 이 단일 품종으로 가성비 좋은 카르미네르 와인을 만드는 나라는 칠레가 유일하다.
  
칠레의 주요 와인 산지는 산티아고 북부의 아콘카구아 밸리·카사블랑카 밸리, 그리고 주요 와이너리가 밀집해 있는 센트럴 밸리다. 센트럴 밸리 중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 유명한 마이포 밸리는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 중 하나다. 수도인 산티아고와 가까워서 많은 와이너리들이 이곳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편 카사블랑카 밸리는 최근에 떠오르기 시작한 유명 와인 산지로, 칠레 최고 와인을 만들어 낼 잠재력을 지닌 곳이다. 카사블랑카 밸리 북쪽의 아콘카구아 밸리는 칠레의 와인 산지 중 가장 더워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처럼 열을 좋아하는 적포도 품종이 잘 자란다.
 
주요 와인 생산자로는 바룬 필립 로쉴드와 제휴한 △알마비바(Almaviva) △돈 멜초(Don Melchor) △카시렐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 △마르케스(Marques)  △트리오(Trio)를 생산하는 콘차이 또로(Conchy Toro) △프리미엄와인 피니스 테라에(Finis Terrae) △안티구아스(Antiguas) △로타(Lota)가 있다. 
  
또 △돈 마티아스(Don Martias)를 만드는 꾸시뇨 마쿨(Cousino Macul) △몬테스 알파(Montes Alpha)로 국내에서 잘 알려진 몬테스(Montes) △로버트 몬다비와 제휴해서 세냐(Sena)·칼리테라(Caliterra)·돈 막시미아노(Don Maximiano)를 만드는 에라주리즈(Errazuriz), 그리고 △카르멘(Carmen)·산타리따(Santa Rita)·운두라가(Undurrga)·바롱 필립드 로쉴드 칠레(Baron Philippe de Rothschild Chile) 등이 있다. 
  
오늘날 칠레는 세계적으로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와인 산지로 자리 잡았으며 저가 와인의 수는 줄고 중·고가 와인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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