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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현실과 현장 데이터 반영한 정책 논의 필요
차남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6 00:02:30
▲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
전쟁같은 3년,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는 다름 아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다. 3년 동안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는 1052조원으로 증가했다. 
 
고용을 늘려 사업을 확대하려 해도 높아진 인건비와 각종 영업규제로 ‘나홀로 사장’을 하거나 가족경영으로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 온 가족이 휴일도 반납한 채 생업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 오늘날 소상공인의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면 가산(연장·휴일·야간)수당과 연차휴가 등에 따른 비용증가는 물론 해고 제한 및 서면통지와 부당해고 구제 신청 등으로 인한 행정적 관리 비용까지 소상공인이 모두 떠안게 된다. 경영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범법자로 내몰린다는 뜻이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근로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고 4대보험 신고조차 하기 힘든 소상공인들이 상당수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각종 수당을 규정에 맞게 지급하고 해고 예고 등 절차를 수행할 능력도 인원도 없다.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근로기준법의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예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1999년 ‘상시 사용근로자 수 5인’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의 전면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현실, 국가의 근로감독능력의 한계를 고려한 정책적 결정으로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후에도 같은 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근로자를 보호하는 법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이미 최저임금을 비롯해 다른 노동관계법의 경우 근로자 수와 상관없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 4인 이하 사업장도 해고 예고를 받은 날부터 30일분의 임금 청구가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최소한의 근로자 보호는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논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노무관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시책을 통해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확충돼야 한다. 소상공인 지원체계라 부를만한 시스템 마련도 전혀 되어있지 않았는데 무리한 법적용은 시기상조일 뿐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고용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소상공인들이 고용을 기피하는 현상은 소비자 편익측면에서도 득이 될게 없다. 불과 몇년 사이에 주유소는 거의 셀프주유소로 전환해 직원이 넣어주는 주유소는 찾기 힘들다. 피크시간 식당의 고객응대 수준은 예전만 못하며 무인점포는 급격히 늘고 있다.
 
경제주체에게 이익이 없고 오히려 고용시장의 급격한 축소와 소상공인 성장사다리를 끊어놓을 우려가 큰 사안이 노동개혁 일환으로 포장돼 추진되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번지기 전에 우리 사회가 이성적으로 차분히 대처하며 토론과 대안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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