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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은행 알뜰폰 진출에… 기존업계 반발, 소비자 단체 환영
KDMA “거대 자본력 바탕으로 시장 교란 우려”
금융위 “업계 우려하는 일 없도록 대책 마련할 것”
소비자 단체 “시장 신뢰성·소비자 선택권 제고될 듯”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0 19:27:42
 
▲ 서울 시내의 한 알뜰폰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알뜰폰 시장의 파이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 확보를 목적으로 한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대해 기존 알뜰폰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은행이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높여주고 알뜰폰 요금제를 고민하는 소비자의 선택권까지 늘렸준다는 점에서 소비자 단체에서는 환영을 받고 있다.
 
알뜰폰 1500만 명 시대기존 업계 은행권 진출시 강한 규제 뒤따라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41300만 명대에 머물던 알뜰폰 가입자는 9월 약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통신 3사를 포함한 전체 무선통신가입 회선 약 8200만 회선 중 18%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4월 알뜰폰 사업을 부수업무로 지정해달라는 은행권의 요청에 대해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의결을 통해 수용했다.
 
은행이 은행법에 따라 부수업무로서 통신 요금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한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알뜰폰 부수업무 신고 준비를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알뜰폰은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려오는 대가로 금액을 지불한 뒤 운영은 모두 알뜰폰 사업자의 몫이다. 통신망 유지를 위해 별도로 들이는 비용도 없다. 일반적으로 알뜰폰 사용자는 이 과정에서 판매관리비를 최대한 줄여 통신 3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통신비 책정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KB국민은행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간편·저렴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던 중 지정기간 만료일이 도래함에 따라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련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혁신금융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규제 개선의 필요성·그간 운영결과·금융시장 질서의 안정성 및 소비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사해 동 규제 개선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에서 알뜰폰을 도매가 이하로 취급해 2020년과 2021년 각각 139억 원·18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국민은행이 이 같은 적자에도 해당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당장 이 사업에서 수익이 아니라 고객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을 통해 예금·대출 고객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은행들은 고객을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가졌다. 일단 고객들이 계좌를 만들면 통신요금 납부·금융거래 등을 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의 경우 가입 요건으로 국민은행의 입출금 예금계좌·신용카드를 보유해야 한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계좌 보유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수요 확보를 위한 접점이 이미 확보돼 있고 이를 통해 인건비·마케팅 비용 등에 대한 절감이 가능하다이는 곧 통신요금에 대한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과 통신의 시너지를 위한 고객 확보에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이번 규제 개선으로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이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자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을 회원으로 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협회는 연일 성명을 내고 거대자본 은행의 알뜰폰 사업진출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2019년 10월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 출시 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허인 KB국민은행장이 요금제 찾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협회는 협회의 절대 불가 입장에도 금융위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함으로써 이제 중소 이동통신유통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이뤄진다면 현재 알뜰폰 업계의 불공정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은행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다한 사은품을 지급하게 되면 중소 이통통신 대리점 및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존 가입자들을 빼앗겨 힘없이 쓰러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은행권이 손해를 보면서도 공격적인 요금 할인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은행권의 이자수익에 기인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거대 은행의 출혈 경쟁과 요금 할인을 위한 재원은 서민들의 이자 수익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두고 정부에 제도적 보완 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동통신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 진입 시 적용 받은 부가조건인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설정 금지·시장점유율 규제 등 이상의 조건을 은행들에게도 부여해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은행 본연의 역할인 국민을 위한 혁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좀더 충실히 집중하기 바란다요구사항이 반영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필요하면 업계와 협상할 것소비자 단체 은행권 알뜰폰 접근성 보완 필요해
 
금융위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협회 측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타 은행들의 알뜰폰 사업 진출과 관련해서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은행 이외에 아직 아는 바가 없다일단은 국민은행에 규제 개선 요청을 수용한 것에 따라 이제 법령 정비가 되면 국민은행이 당분간은 영업을 할 것 같고 그 외 은행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협회와 추후 소통에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해당 사안에 대해 협회와 소통을 하고 있진 않지만 금융위 측에서 필요하면 협회와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대해 소비자 단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금융위원회 복도에서 간부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규모 있는 기업이 알뜰폰 사업에 나선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알뜰폰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은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접근성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현재 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는 온라인으로만 접근이 가능한데 이 경우 고령 소비자들은 알뜰폰의 혜택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소비자의 접근성에 대한 고려가 이뤄져 은행권들이 이런 부분을 고려해 해줄 수 있다면 이들의 진출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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