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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맛있는 동네산책] 대부도 효도 여행을 완성한 초겨울 맛집
대부남동 해안 낙조 맛집 풀빌라 펜션 ‘나비’
겨울 대방어… 지나칠 수 없는 유혹 ‘부안수산’
가장 핫한 바지락 해물칼국수 ‘배 터지는 집’
유성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08 06:31:20
▲ 유성호 맛 칼럼니스트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었다. 삼한사온은 옛말이다. 기후변화의 여파로 날씨 예측이 좀체 쉽지 않다. 슈퍼컴퓨터도 자연의 몽니 앞에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인류의 자업자득이다. 기후 변수가 많은 겨울 여행은 아무래도 준비할 게 많다. 그래서 편한 숙박시설과 따뜻한 음식을 사 먹는 걸 선호하는 게 당연지사다.
 
따뜻하고 편한 숙박시설이 겨울 바다와 해 질 녘 붉은 노을까지 보이는 풍광이라면 최고의 조건이다. 최근 대부도에 멋진 펜션이 생겼다고 해서 지인 할인 찬스로 다녀왔다. ‘나비’란 이름의 풀빌라 펜션은 이러한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수도권 최고 인기 도서 관광지 ‘대부도’
 
▲ 경기도 안산시 대부동인 대부도는 수도권 거주자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도서(島嶼) 관광지다. 최근 문을 연 대부남동에 있는 풀빌라 펜션 나비. 필자 제공
 
시화방조제로 육지와 연결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동에 속하게 된 대부도는 수도권 거주자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도서 관광지다. 당일치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풍성한 관광자원과 오가기 가까운 거리가 장점이다. 바다·갯골·개펄·낙조 등 자연유산을 비롯해 역사 문화유산과 산업 유산 등이 옹골지게 분포해 있다.
 
대부도는 한자로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大阜島는 남양 쪽에서 바라보면 큰 언덕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大部島와 大府島는 여러 섬을 다스리는 큰 섬이라는 의미와 도서 중의 중심이라는 의미로 고려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사용된 이름이다. 大富島는 토질이 비옥해 농사가 잘 되고 해산물이 풍부해 주민들이 부자란 의미를 담았다. 연화부수지(蓮花浮水地)란 아름다운 이름도 있다. 섬 형태가 마치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아서 붙은 이름이다.
 
1994년 1월 시화방조제 공사로 육지와 연결된 연륙도가 되면서 수도권 관광지로 개발이 가속화됐다. 관광객 증가와 함께 관광 자원과 상권 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섬 북쪽에는 해발고도 168m의 황금산이 있고 남쪽에는 고려 후기 원나라 간섭기에 만들어져 조선 후기까지 운영된 국영 목마장이 있었다.
 
대부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1984년 서울대학교와 경희대학교가 공동으로 조사한 지표조사 결과 흘곶과 말부흥에서 신석기시대 패총이 발견돼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도는 삼국시대엔 마한이었다가 3세기 중엽 백제 세력권으로 편입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때는 백제가 중국과의 해상 교통로를 대부도가 속한 인천과 덕적도를 잇는 항로상에 개설했기 때문이다. 그 후 475년 고구려가 남양만 지역에 당성군을 설치하면서 대부도는 고구려 지역이 됐다.
 
채 100년도 지나지 않은 553년 신라가 남양만 지역에 당항성을 축조해 대부도는 신라에 편입되는 등 삼국이 번갈아 가며 지배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복잡한 행정구역 조정을 거치다가 1973년에 영종·용유·북도·덕적·영흥면과 함께 옹진군으로 편입됐다. 1994년 시·군 간 경계 지역 조정을 위한 주민 투표에 따라 안산시에 편입돼 지금에 이른다.
 
필자는 11월 말 어머니와 누나네 부부와 함께 효도 여행 차 ‘나비풀빌라’ 펜션을 찾았다. 이 펜션은 3층짜리 8~12인용 독채와 복층 2인실 6개로 구성된 별채 등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독채는 최근 공사가 끝나고 대관을 시작했고 별채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별채가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풍광이 뛰어나다. 모두 수영장을 갖춘 풀빌라 펜션이다.
 
펜션이 위치한 곳은 코리아둘레길 ‘서해랑길’ 90코스와 ‘경기둘레길’ 안산50코스가 겹치는 곳이다. 둘레길 두 개가 지나는 대부도 서해낙조 ‘펜션 맛집’인 셈이다. 독채 1층은 온돌이 거의 찜질방 수준이다. 바닥에서 주무신 어머니가 옛 구들장에 등을 지진 듯 개운하다며 좋아하셨다. 수영장도 온수가 지원돼 겨울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 펜션의 압권은 노래방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출력 빵빵한 노래방 기계와 반짝이 조명이다. 단독이고 주변 건물과 떨어져 있어 노래를 고래고래 소리쳐 불러도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곳이다. 2층은 와인바 콘셉트로 꾸며졌다. 와인 냉장고도 갖췄고 추억의 7080 오락 기계도 있다. 3층은 침대 등이 놓인 숙소로만 꾸며져 있다. 8명까지 기본이고 최대 12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김영현 펜션 총괄 매니저는 살갑다. 어머니 손을 꼭 잡더니 자기 할머니 생각이 난다며 손녀처럼 반겼다. 어머니는 다음 날 퇴실하면서 용채하라고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김 총괄매니저는 불향 가득한 주꾸미 볶음 정식을 파는 ‘불난그집’과 대부도에서 선재도를 거쳐 연도교로 이어진 영흥도의 ‘영흥수협회센터’를 동네 맛집으로 손꼽았다.
 
시작된 대방어철 기름이 ‘좔좔’
 
▲ 노량진수산시장 ‘부안수산’에서 떠 온 대방어회 대(大)자와 패류도매상에서 구입한 굴 한 박스. 필자 제공
 
음식은 가급적 해 먹지 않고 사 먹기로 하고 노량진수산시장 1층 활어 80-81호 ‘부안수산’에 들러 대방어회를 주문해 놓고 다음 날 퀵 배달을 부탁했다. 11월이면 방어 살에 기름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2월 산란을 위해 몸에 영양을 축적하면서 이 무렵부터가 가장 맛있는 시기다. 서울 곳곳의 수산시장과 횟집에 방어 마니아들이 북적이며 넘쳐나는 것도 이때부터다.
 
부안수산은 여름에는 민어로 유명하고 겨울엔 대방어로 유명한 곳이다. 필자가 여름과 겨울이면 직접 찾거나 급할 땐 배달을 시키는 곳이다. 수산시장에서 먼저 도매시장 패류부에 들러서 석화 한 박스를 샀다. 원래 석화(石花)는 갯바위에 붙어 사는 자연산 굴을 의미한다. 굴 양식에서는 수하식으로 기른 것을 굴·투석식은 석화라고 부른다.
 
패류부에서 산 것은 통영산 수하식이니 ‘껍질굴’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하다. 요즘 같을 땐 커다란 박스에 2만 원 남짓으로 저렴한 편이다. 양이 제법 돼서 여럿이 쪄먹거나 구워 먹기 좋은 재료다. 굴 한 박스를 부안수산에 맡겨서 펜션으로  출발하는 다음 날 아침에 대방어회와 함께 퀵으로 받았다.
 
대방어는 식구가 모두 6명이라 대(大) 사이즈를 샀다. 지난해 대비 가격이 꽤 올랐다. 물론 양도 많아졌다. 대방어와 굴 한 박스를 싣고 대부도로 향했다. 오랜만에 시화방조제를 건너며 서해 바다를 만났다. 만든 지 30년이 된 방조제길이 상당히 낡았다. 도로가 좁아 행락철이면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오도 가도 못 하는 외길이라 인내심이 필요한 도로다. 길만 좋으면 대부도는 수도권 관광 메카로 따 놓은 당상인데 말이다.
 
섬 초입부터 바지락칼국수 식당 즐비
 
▲ 방아머리음식문화거리 식당 중에서 가장 손님이 많기로 유명한 곳 ‘배 터지는 집’의 바지락칼국수·해물파전·양푼비빔밥과 무한리필 막걸리. 필자 제공
 
오후 3시가 펜션 입실 시간이라 가는 길에 점심 식사를 하려고 칼국숫집에 들렀다. 대부도는 천혜의 개펄에서 바지락이 많이 난다. 그래서 바지락칼국수가 유명하다. 시화방조제를 건너자마자 맞닥뜨리는 방아머리 해변부터 도로변으로 끝없이 바지락 해물칼국수 식당이 줄을 잇는다. 이름하여 방아머리 음식 문화 거리다.
 
그중에서 가장 손님이 많기로 유명한 곳은 ‘배 터지는 집’이다. SNS 마케팅도 열심히 하는 듯하고 그에 따라 유입된 손님들의 자발적 바이럴도 한몫해 가장 핫한 칼국수 식당이다. 모든 업종을 통틀어 대부도에서 가장 핫한 집이다. 무엇보다 양으로 박리다매하는 곳이다. 그래서 상호도 ‘배 터지는 집’이란 생각이다. 그렇다고 맛이 빠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1인 1 메뉴를 주문해 달라고는 하지만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양이 많아 음식을 남기게 되는 것을 자신들도 알기 때문이다.
 
이날은 4명에 국수 2인분과 파전 1개를 주문했다. 결론적으로 이 정도면 4명이 충분하다. 그만큼 국수 양이 푸짐하고 파전도 큼지막하단 의미다. 바지락 육수에 애호박을 쪼금 썰어 넣은 칼국수는 담백하다 못해 순수한 맛이다. 한참을 그렇게 먹다가 간장 양념장을 넣으면 색다른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다.
 
파전은 오징어를 잔뜩 썰어 넣어 제법 해물파전 모양새를 갖췄다. 생김새는 차분하지 않았지만 마음 들뜬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기엔 맛도 가격도 적당하다. 게다가 이 식당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막걸리를 무한 퍼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뒤늦게 일행 2명이 와서 양푼보리밥과 칼국수 각 1인분씩을 시켰다. 보리밥의 보리는 한 번 쪄내지 않은 듯 다소 억세다. 결론은 이 식당에선 칼국수에 파전으로 한 끼 채우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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