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은 당 대표직 물러나 재판받는 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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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자금 저수지’ 물꼬 터져… 최측근 김용 실형
李대표와 사건 개요나 증인 등 겹쳐 영향 주목돼
전과 4범에 재판 4개는 진행 중 ‘얼마나 더 버틸까’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04 00:02: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사법부의 ‘단죄’가 목전에 이르렀다.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불법 대선자금 6억 원·뇌물 7000만 원에 대해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재판은 ‘대장동 의혹’에 대한 여러 재판 가운데 첫 판결이어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대표 또한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사업의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원장 사건에 이 대표가 직접 연루된 건 아니지만 사건 개요 및 관련 증인·참고인 등이 상당 부분 겹쳐 있어 이 대표 사건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특히 이 대표가 그간 김 전 부원장에 대해 “뜻을 함께하는 벗이자 분신 같은 사람”(2019년 12월),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한다”(2021년 10월)고 말했던 터라 이날 재판부가 김 전 부원장의 부패 혐의를 인정한 것은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재명 대선 자금 저수지’로 의심하는 대장동 사업 수익 428억 원 관련 수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꺼져 가는 대선자금 수사의 불이 다시 살아났다고 볼 수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1심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당시 불법정치자금과 대장동 개발사업 편의 대가로 받은 돈의 액수를 놓고 검찰과 판단을 달리하면서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봤다는 점이다.

이 대표가 ‘정치 탄압’을 주장하긴 민망하게 됐다. 이번 재판 결과는 이 대표가 직접 기소된 대장동 의혹(배임)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언제까지 자신과는 관계없다고 강변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용·정진상 등 측근을 통해 각종 사업에 개입하면서 정치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동·위례신도시 비리 의혹,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에 위증교사까지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사건만 4건이다. 모두 정치적 지형 자체를 바꿀 재판이다. 이 대표는 언제까지 꼬리자르기식 대응으로 진실을 감출 수 있다고 여기는지 모르겠다. 이제라도 당당히 재판에 나가 시시비비를 가리고 잘못이 있다면 응당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도리가 아니겠는가.

납득 못 할 건 민주당이다. 전과 4범의 범죄자인 이재명 의원을 대선 후보로 내세운 것도 모자라 의혹 덩어리 이 의원을 제1야당 대표로 선출하고 의원들이 ‘방탄’에 앞장서고 있다. 문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70년 역사 민주당’이 결딴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개인적 비리 의혹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 공당인 제1야당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건으로 비화하고 국회 기능마저 마비시키고 있다.

이러니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가 특히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은 재판부가 “뿌리 깊은 부패 고리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주민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병폐”라고 판시한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쯤 됐으면 지방권력을 악용한 데 대한 부끄러움을 알고 정계를 은퇴하는 게 온당한 처신임을 깨닫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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